입력 : 2023.05.25 10:31
주홍콩한국문화원 ‘한국 젊은 작가전’


똑 떨어지는 값이 아닌, 모호함에서 비롯되는 가능성이 있다. 정해지지 않은 열린 결말과도 같은 예술 세계를 추구하는 젊은 작가 3인이 홍콩에 모였다.
주홍콩한국문화원(원장 이영호)은 7월 22일까지 문화원 전시실에서 ‘2023 한국 젊은 작가전: 꿈에(Dreamy)’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현대 회화를 이끄는 박광수, 송수민, 유예림 작가 3인이 선정돼 꿈과 잠재력을 주제로 주요 작품들을 선보인다. 각 작가들의 테크닉과 표현 방법,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는 상이하지만, 그들의 작품에는 ‘모호함에서 비롯되는 가능성’이라는 공통 키워드가 존재한다.

박광수의 작품에서는 점과 선으로부터 기인한 회화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는 회화를 선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역할을 바꿔가며 이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라고 표현하는데, 작가에게 점과 선은 무한한 가능성과도 같다. 전통적 회화에서 점과 선은 형상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보조 수단인 반면, 박광수의 회화에서는 점과 선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부각된다. 2015년 초기 작품들의 경우는 색조차 부재하고 점과 선으로 이뤄진 형상과 배경의 집합이다. 이렇게 생동하는 선들은 어떠한 형상으로도, 배경으로도 변형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송수민의 회화는 이미지가 갖는 해석의 다양성으로 접근할 수 있다. 풍경화 속 예쁜 꽃, 불꽃과 구름을 자세히 보면 모호한 이미지들의 중첩은 다각도로 해석의 가능성을 남기는데, 활짝 피어 있는 꽃과 불에 탄 산의 모습의 공존, 구름, 연기, 꽃잎, 혹은 추상의 형상 중 어떤 것으로도 설명 가능한 풍경화 속 하늘 배경, 만개한 꽃과 불꽃 사이에 동존하는 동질감과 이질감에서 관객들은 낯익은 두려움을 느낀다.
유예림은 회화에 이국적인 인물들과 배경을 그린 이유로 낯선 인물과 장소가 규정할 수 없고 계산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정 짓지 못하는 무한한 시간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작가는 회화와 제목 두 가지 소통방식을 통해 적극적이면서도 불친절한 내러티브 구조를 주도한다. 회화와 제목 모두 추상적인 데 없이 아주 명확한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관객들에게는 생각할 것투성이다. 해석의 여지는 추상회화와는 결이 다른 방향으로 관객들에게 상상의 여지와 열린 가능성을 준다.

한편, ‘한국 젊은 작가전’ 시리즈는 한국의 유망 젊은 작가를 세계 미술시장의 거점인 홍콩에 소개하는 문화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올해 6회째를 맞이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