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3.10 13:30
●전시명: 박가인 개인전 《Hornystly Love You》
●기간: 2023.03.04. - 03.19.
●장소: space xx(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128가길 1, B1)
●기간: 2023.03.04. - 03.19.
●장소: space xx(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128가길 1, 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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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xe xx에서는 사회 구조의 모순에 관한 문제의식을 예술로 실천하는 박가인 작가의 개인전 《Hornystly Love You》를 오는 3월 4일부터 3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되는 미술 시장의 호황을 그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박가인 작가가 목도하며 판매가 잘 되는 작품의 가치 판단의 기준은 무엇인지, 자신의 작업이 그 흐름 속에 편승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해 다양한 고민과 원인분석을 해보며 작가로서 자신의 위치와 작업의 방향을 가늠해 보는 전시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그동안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작품의 시장성(혹은 판매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그에 부합하는 일정의 기준을 세워 자신의 누드사진과 페인팅으로 작업으로 시각화했다.
전시장에는 작가의 누드사진을 대형 사이즈로 출력한 <Hornystly Love You>(2023) 시리즈가 벽을 메우고 있고, 그 위에는 <100만 원>(2023) 시리즈인 작은 페인팅 작품들이 신체 특정 부위에 위치해 있다. 작가는 판매를 위해 예쁜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페인팅 전공자가 아닌 그가 그린 작품은 그림의 주요 소재로 선택한 조화artificial flowers나 모형 과일처럼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키치하다. 이는,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운 작업 방식을 실험한 결과로 자신의 몸을 전면에 내세워 주요 매체로 사용하고 내적 욕망을 꽃, 과일, 나비, 인형 등으로 치환하고 있다. 또한, 그림 뒷면에 비밀스럽게 붙어 있는 USB에는 <Hornystly Love You> 시리즈 중 그림의 배경이 된 작품이 저장되어 있어 작가가 규정한 작품의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그림 구매 시 작가의 누드사진을 함께 소장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 제목의 ‘Hornystly’ 또한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만든 단어로, ‘Hornystly Love You-달아오를 만큼 사랑해’라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다. 작가가 제시하는 전시 타이틀은 결국, 불특정한 대상에게 보내는 욕망의 표현이자 열렬한 러브콜과 같은 것이다.
이번 전시 《Hornystly Love You》는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1981)이 제시한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개념을 포괄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오롯이 나 자신에게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외부가 정한 기준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에 관해 작가는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또 관람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을 품고 박가인의 전시를 관람하며 나는 ‘달아오를 만큼 사랑한다’라는 작가의 욕망을 욕망하고 싶은지 확인하기를 바란다. 전시는 19일까지.
박가인은 서울,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작가 본인과 유사한 30대 여성들이 경험하고 느끼는 다양한 일화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작가의 개인적인 욕망과 사회적 관계에서 생긴 구조적 모순, 부모로부터 경험한 부조리를 사적인 분노에 머물지 않고 작업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짓과 진실, 개인과 사 회, 남성과 여성, 초년과 중년의 대비되는 갈등과 문제들이 아이러니하게 도출된다. 이러한 복잡한 레이어들을 영상, 출판, 드로잉, 퍼포먼스, 설치 등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해 작업하고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