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한국 백자가 궁금하다면?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2.12.15 16:58

서울공예박물관 첫 공예연구 기획전

서울공예박물관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전시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전시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김환기 화백은 조선백자를 두고 ‘사람이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라고 감탄하곤 했다. 조선백자는 오늘날 예술가에게 영감의 원천이자 우리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대표적인 공예 분야의 하나로 그 맥이 탄탄하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 백자의 다양한 면모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기획전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가 내년 1월 29일까지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 백자의 바탕이 되는 원료와 기법의 시대적 변화를 추적하여 한국 백자의 고유성과 연속성을 찾아보고자 하는 연구에서 출발한다. 지역과 장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오늘날 제작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자연의 물질을 가공해 쓰임이라는 생명력을 창조하는 공예활동의 근본적인 특성을 지켜가며 치열하게 작업하고 있는 동시대 도예 작가가 어떻게 흙에 체온을 불어넣고 있는지 그 고민을 엿보고 이들의 작품과 전통 백자와의 연결고리를 흥미롭게 발견하는 자리다. 
 
서울공예박물관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전시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전시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이 2020~2021년 연구 개발한 이동형 백자 기록 보관(아카이브) 상자를 중심으로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백자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재료의 발견' '백색의 가능성' '백색의 어울림'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파트인 '재료의 발견'에서는 다양한 자연광물을 백자의 태토, 유약, 안료로 가공하고 유약과 안료를 태토에 발라 구운 후 나타나는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다양한 실험 결과를 전시한다. 서울공예박물관이 진행한 백자 주요 원료의 실험자료를 중심으로 민자연사연구소 소장 '천연광물' 17종, 1997년 요업기술원이 전국의 도자기 원료를 채취해 구축한 실험자료, 1990~2014년 명지대 한국도자기연구센터의 실험자료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들 자료를 통해 자연광물에서 백자의 원료로 가공되는 단계별 변화를 실견할 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전시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전시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백색의 가능성'에서는 서울공예박물관이 제작한 이동형 아카이브 상자인 ‘백자공예상자’를 중심으로 조선-근대기 한국 백자의 주요 장식기법과 그 대표작을 비교하여 감상할 수 있다. 백자공예상자는 현대도예, 산업디자인, 미술아카이브, 도자사 분야의 전문가 5인과 10명의 작가와 장인이 실물 제작에 참여, 책장형태의 '재료상자'와 '기법상자'로 구성된다.
 
아울러, 마지막 섹션인 '백색의 어울림'에서는 백자의 역사적 기술 발전을 토대로 재료와 기법을 더 실험적으로 탐색하고 있는 현대 작가 25인의 백자 작품과 회화 작품이 소개된다. 부산광역시립박물관 소장 보물 '백자 대호'를 비롯해 조선백자를 회화와 사진 작품으로 승화시킨 김환기의 '백자와 꽃 등이 내걸린다.
 
서울공예박물관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전시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전시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자연의 물질을 가공해 공예문화로 발전시켜 온 공예가들의 시공을 초월한 노력을 시각과 촉각으로 경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흙을 조련해 빚어낸 우리나라 백자의 다채로움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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