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층위 아래 숨은 시간성… 윤종주·신혜림·이정배 3인전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2.10.21 14:28

11월 20일까지 개포동 프람프트프로젝트

 
윤종주, 신혜림, 이정배 중견 작가 3인의 작업 세계를 따로 또 같이 조명하는 전시 ‘HIDDEN TIMES, HIDDEN LAYERS’가 11월 20일까지 서울 개포동 프람프트프로젝트(Prompt Project)에서 열린다. 
 
이들 세 작가는 간단한 조형요소처럼 보이는 선, 색면, 오브제를 독자적으로 실험하며 끝없는 반복의 과정을 거쳐 지금껏 탄탄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들의 작품 속에는 손끝에서 탄생한 시간성 그리고 겹겹의 레이어가 숨겨져 있다.
 
윤종주, Cherish the Time_Voyage 22050001, 캔버스에 잉크, 아크릴, 미디움, 90x20cm(5pieces), 2022. /프람프르프로젝트
 
윤종주는 캔버스 위에 액상의 물감을 부어 재료의 유동성을 활용해 고유의 깊이 있는 화면을 완성해낸다. 캔버스에 색면의 레이어가 거듭 쌓이며 미묘하게 빛깔이 변모하며 깊이감이 생기는 것인데, 반복성과 시간성이 윤종주의 작업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윤종주의 최신작에서는 더욱 다양한 빛깔의 그러데이션과 층위를 볼 수 있다.
 
신혜림, 시간의 비가 내린다 - 면 5, 스테인리스 스틸, 실, 32x30x2.5cm, 2021. /프람프트프로젝트
 
장신구와 평면 작업을 병행해 온 신혜림에게 선은 작품 그 자체이며 중요한 상징적 수단이다. 오랜 기간 다양한 종류의 선을 작업에 활용하며 사용 방식도 변화해왔다. 그의 작품은 선을 감고 쌓는 끊임없는 반복적인 행위 끝에 완성되는데, 이러한 반복성을 통해 시간성을 표현하는 것. 신혜림 특유의 기법인 반복 구성은 흐름과 순환의 연속이며 매 순간의 과정은 작가로 하여금 물성과의 대화를 유도한다.
 
이정배, 파랑, 회색, 동그라미, 레진, 우레탄페인트, 72x49.5x3cm, ø21.5cm. 94x50x3cm, 2019. /프람프트프로젝트
 
이정배는 산수화의 동시대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고 다채로운 매체로써 실험적인 모색을 이어오고 있다. 도심 속 자연 풍경 가운데 인간의 욕망에 의해 사유화된 자연을 소재로 삼는 작가는 자본에 의해 잠식되고 본연의 의미가 잊힌 분절된 풍경의 이미지를 오브제로 옮겨 조각으로 빚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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