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언어로 소통하는 조각가 곽인탄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2.10.17 16:29

개인전 ‘팔레트’ 11월 5일까지 공근혜갤러리

곽인탄 개인전 ‘팔레트’ 전경. /공근혜갤러리
 
지난여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조각충동’전을 통해 동시대가 주목하는 젊은 한국 조각가 17인 중 하나로 소개되며 큰 호평을 받은 조각가 곽인탄(36)은 김환기, 이우환, 자코메티 등의 작품을 참조해 동시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잔상을 소재로 삼아 조각으로 재탄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작가는 소조적인 조형 방식에서 한층 발전된, 조각을 팔레트로 삼는 실험적인 시도에 몰두하고 있다. 팔레트에 다양한 컬러를 조색하듯이 곽인탄은 조각을 팔레트 삼아, 머릿속에 존재하는 아이디어를 손으로써 점토를 빚고 이를 뼈대에 붙이며 촉각으로 남기는 것인데, 이 흐름을 따라 다시 작은 조각물을 덧붙이고 물감을 덧바르길 거듭하며 회화와 조각이 뒤섞인 듯한 새로운 조형물을 완성해낸다. 
 
곽인탄 개인전 ‘팔레트’ 전경. /공근혜갤러리
곽인탄 개인전 ‘팔레트’ 전경. /공근혜갤러리
 
곽인탄 개인전 ‘팔레트’가 11월 5일까지 청와대 춘추문 옆에 위치한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푸른 빛깔의 출품작 ‘팔레트 2’는 김환기 회화에 등장하는 별을 연상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로댕의 두상이나 흡사 이모지(emoji)와 같은 형상이 작품을 이루는 한 요소로 작게 조각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조각가로서의 작가의 내적 갈등을 유쾌하고 유희적으로 표현한 대목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조 작품도 함께 내보인다. 호랑이띠인 자기 자신을 상징하는 호랑이 두상이라든지 작가가 유년 시절 가장 좋아했던 장난감, 또는 다양한 감정을 담은 이모지 등의 형상의 작은 조각으로 이뤄진다. 
 
곽인탄은 “그동안 고민했던 현재의 미술에서 조각이 획득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기본 바탕으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명료하게 설명될 수 있는 방식으로 조각을 제작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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