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8.11 16:31
크리스티, 프랜시스 베이컨·아드리안 게니 2인 ‘5800억원어치’ 작품
9월 3일부터 청담동 분더샵
필립스, 헤르난 바스·애니 모리스 등 인기 현대미술가 모아
8월 31일부터 청담동 이유진갤러리

오는 9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의 첫 개최를 앞두고 세계 메가 갤러리들의 발길이 서울을 향하고 있다. 이에 굴지의 글로벌 경매사들도 한국 미술시장 공략에 합류한다. 크리스티(Christie's)와 필립스(Phillips)는 프리즈 서울 개최 기간에 맞춰 각각 기획전을 개최한다. 프리뷰가 아닌 기획전이 열리는 것은 최초로, 한국 미술시장에 더욱 심도 있는 공력을 들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크리스티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1909~1992)과 아드리안 게니(Adrien Ghenie·45)의 작품 16점으로 한국에서의 첫 기획전 ‘Flesh and Soul: Bacon/Ghenie’을 꾸린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이들 2인의 작품가 총액은 한화 약 5800억원에 달하는데, 특히 출품작에 베이컨의 대표작 중 교황 시리즈 ‘Study for Portrait II’(1953)과 ‘Study for a Pope I’(1961)을 비롯해 게니의 상징적인 회화 ‘Lidless Eye’(2015)와 ‘The Collector 3’(2008)가 포함돼 있어 미술애호가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루마니아 태생의 구상화가 게니는 은유와 추상성, 역사성 등을 담고 있는 독창적인 회화로 일약 스타작가로 발돋움했다. 전쟁의 폭력성, 억압 등 집단적 트라우마와 개인적인 기억을 적절히 결합한 표현주의적 회화로 잘 알려져 있다. 베이컨은 20세기 구상회화사를 재정립했다고 평가받는 작가다. 인간 내면의 암울한 면모를 대담하고 강렬하게 담아낸 특유의 화면은 오늘날 경매에서 수백억원을 웃돈다. 거장 베이컨과 40대 젊은 작가 게니는 세대를 뛰어넘은 역동적인 페인팅 기법과 어두운 소재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지닌 셈이다.

일레인 홀트(Elaine Holt) 크리스티 아시아 태평양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물감의 세밀한 조작을 통해 베이컨과 게니가 탁월하게 포착해낸 본능적인 긴장과 에너지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청담동 분더샵에서 열린다.


필립스(Phillips)는 새로운 낭만주의 정신을 주제로 해 동시대 미술가들이 대거 참여한 그룹전 ‘New Romantics’를 마련한다. 영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하는 신진, 중견 미술가가 낭만주의에 대해 재해석한 전시로, 기존에 필립스가 경매를 위해 진행한 프리뷰전시의 성격과는 구별되는 기획전이다. 헨리 하일리(Henry Highley) 필립스 프라이빗 세일즈 디렉터이자 수석 스페셜리스트는 “이번 전시는 지난해 한국 컬렉터의 작품수집 활동이 전년 대비 258%나 증가하는 등 한국 미술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기획됐다”라고 설명했다.

전시 타이틀이 말해주듯 보는 이를 시적 감수성의 세계로 이끄는 회화, 조각 등이 다채롭게 출품된다. 이들 작품은 관습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한 작가들의 끊임없는 모색과 탐구를 보여줌과 동시에 관람자에게는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적 명성과 입지를 지닌 헤르난 바스(Hernan Bas), 애니 모리스(Annie Morris), 캐서린 번하드(Katherine Bernhardt), 이시 우드(Issy Wood), 다나 슈츠(Dana Schutz) 등이 참여하며, 아니아 홉슨(Ania Hobson), 엘리 프랫(Ellie Pratt), 프란체스카 몰렛(Francesca Mollett), 크리스티 M 찬(Kristy M Chan) 등 신진 작가도 눈여겨봄 직하다.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서울 청담동 이유진갤러리에서 개최된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