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별들, 빛나는 작가들… 여름밤하늘 수놓은 별자리처럼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2.07.29 17:23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8월 3일부터 아트조선스페이스
[인터뷰] 백운아 이길이구갤러리 대표

8월 3일부터 서울 중구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리는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시 포스터. /아트조선
 
별처럼 빛나는 작가 6인이 한자리에 모여 여름밤하늘에 수놓인 눈부신 별자리처럼 근사한 하모니를 선보인다. 8월 여름 한가운데, 권하나, 마이큐, 성태진, 유현경, 전재은, 콰야 작가 6명이 참여하는 ‘별 여름 밤 여름 별(Aligning the Stars)’은 ART CHOSUN과 이길이구갤러리(2GIL29 GALLERY)가 공동 기획한 그룹전으로, 8월 3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 중구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펼쳐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작가들이 각기 다른 빛깔로 반짝이며 미술계를 더욱더 다채롭고 컬러풀하게 빚어나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창적이고 개성 넘치는 예술세계를 지닌 작가 6인이 이룬 하모니는 어떨지, 이번 전시를 공동 기획한 백운아 이길이구갤러리 대표로부터 들어봤다. 
 
백운아 대표가 지난 23일까지 이길이구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먹줄 튀기기’에 설치된 강준영 작가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이번 전시는 미술 전문 매체 ‘아트조선’이 운영하는 ‘아트조선스페이스’와 ‘이길이구갤러리’의 공동 기획 형태로 마련된 자리다. 이처럼 두 갤러리가 협업을 이룬 형태의 컬래버레이션을 기존에 진행한 적이 있었는지, 또한 이번 프로젝트가 이길이구갤러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하다.
 
이길이구갤러리는 예술을 향한 더 깊은 소통과 교감을 바탕으로 단순히 작품에 대한 시청각적 접근을 넘어, 작가와의 유의미한 심미적이고도 정신적 교류를 나눔으로써 그들의 창작활동의 가치를 한층 더 빛나게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단독 기획전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컬래버레이션 전시를 마련해왔다. 아트조선과의 협업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예술과 대중 간의 유기적인 소통과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설립된 아트조선스페이스와 이길이구갤러리의 공통적인 모토를 공유하고 이를 실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권하나, Midnight Surfing, 2022, oil on canvas, 22x16cm.
성태진, 화성침공, 2022, Acrylic and ink on embossed woodpanel, 120x180cm.
 
─전시 참여 작가들은 새롭고 개성 있는 작업을 모색하는 이머징 아티스트와 꾸준히 구축해온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있는 미술가 총 6인으로 이뤄져 있다. 권하나, 마이큐, 성태진, 유현경, 전재은, 콰야 이들 작가가 이번 전시 참여 작가로 선정된 배경이 궁금하다. 
 
이번 전시에 참가하는 작가 6인은 각자만의 독보적인 스타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아티스트들이다. 전시가 여름에 열리는 만큼, 관람객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와 유쾌한 청량감을 선사할 수 있는 작품들로 특별히 엄선했다. 
 
─각기 다른 예술 세계를 지닌 작가들 6인을 어떻게 하나의 전시로써 엮고자 했는지 설명 부탁한다. 아울러,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짚어 달라.
 
세상에 같은 별은 없다. 서로 각자의 특색을 지니고 각기 구별되게 아름답고 빛나는 존재인데, 이런 별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의 별자리로 엮이면 또 다른 대상으로서 보는 이에게 각인된다. 마치 서로 다른 모양과 향기를 지닌 꽃들이 모여 꽃다발로, 혹은 꽃밭으로 더욱 강렬한 미감(美感)을 남기는 것처럼 말이다. 6인의 작가들 모두 각자 개성이 강렬하지만, 이들이 다 같이 하나의 전시에서 만났을 때 어떠한 시너지와 하모니를 이루는지 한발자국 떨어져 관망하듯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전재은, A Broad Horizon, 2022, Mixed media on canvas, 112x145cm.
유현경, 티치노의 밤 1, 2021, Oil on linen, 170.5x116.7cm.
 
─이길이구갤러리는 강남 가로수길에 위치해 있어 개인의 취향과 자유로움을 중시여기는 젊은 미술애호가들과 긴밀하게 교류해왔다. ‘별 여름 밤 여름 별’전은 가로수길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광화문에서 펼쳐져 이채로움을 더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대가(大家), 중견작가를 비롯해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신진 작가까지 균형 있게 아우르며 미술계의 색깔이 더욱 컬러풀해지도록 하는 것은 갤러리의 핵심적인 책임 중 하나 아니겠나. 신사동 가로수길이 통통 튀는 이머징 아티스트의 열정을 대변한다면, 광화문은 동시대 미술이 오늘날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온 중견 작가들의 든든하고 안정적인 토양을 표상하는 듯하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 6인을 처음 발견한 미술애호가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울 것 같다. 더욱더 다채로워져 가는 미적 호기심과 무한히 확장해가는 세계관을 지닌 동시대인들의 다양한 미적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이길이구갤러리와 아트조선스페이스의 탐구와 모색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8월 3일부터 서울 중구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리는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을 공동 기획한 백운아 이길이구갤러리 대표.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참여 작가 중 마이큐는 미술가이기 전 뮤지션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 오프닝 리셉션을 위해 특별히 깜짝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 무대가 미술가 마이큐와 어떠한 접점으로서 기능할지 기대되는데, 이에 대해 첨언해준다면. 
 
마이큐는 본업이 뮤지션이라고 하기엔 아쉬우리만큼 다방면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쳐오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별 여름 밤 여름 별’전(展)이 하나의 색깔을 강조하기보다는, 여러 빛깔을 모아 무지개처럼 선보이는 자리이듯이, 다채로운 컬러를 지닌 마이큐가 오프닝 리셉션에서 무대를 선보이는 것은 전시의 콘셉트와 기획의도에 아주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공연이라는 점도 흥미롭지만, 그의 회화를 배경으로 그의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 
 
마이큐, Everyone is Walking So I Decided to Fly, 2022, Acrylic on canvas, 130x97cm.
콰야, 비가 많이 온 날, 2022, Oil on canvas, 73x91cm.
 
─이길이구갤러리는 설립 이래 지금껏 고유의 예술성과 독창성이 뚜렷한 ‘히든 젬’과 같은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 미술시장에 소개해왔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아울러, 작가가 진정한 작가가 될 수 있게끔 하는 한 끗 차이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길이구갤러리는 회화, 조각, 디자인, 사진, 일러스트, 비디오, 판화, 공예,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고미술을 포함한 다양한 전시들을 통해 한국화단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해왔으며, 한국 미술시장의 다각화를 목표로 한다. 이처럼 폭넓은 범위의 창작물을 바탕으로 전시를 큐레이팅하는 이유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예술 담론의 원천을 이끌어내며, 예술과 대중이 보다 깊은 소통과 교감을 이뤄내고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나 가치를 만들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별은 빛으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며 사람들은 별빛을 감상하며 별의 고유한 가치를 알아보기 마련이다. 이렇듯 작가의 작업이 예술과 대중 사이를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는지를 중요한 지점으로 생각한다. 예술로써 사회와 일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작가만이 지닐 수 있는 힘이다. 
 
◆참여 작가 소개
 
권하나, 쿠키기린, 2022, Oil and oil pastel on canvas, 16x22cm.
 
권하나는 솔직한 내면과 과거의 추억을 표현한 유화 페인팅과 일러스트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로, 말로 전달하기 힘든 생각과 감정을 시각화함으로써 복잡한 현실 속에서 내면의 안정과 질서를 찾고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작품에는 음식과 사람이 결합된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의 화면에서는 음식은 단순히 섭취하는 것이 아닌 치유의 힘을 갖고 있으며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매개로 작동한다.  
 
마이큐, In the Dark(New Normal no.2), 2020, Acrylic and oil stick on canvas, 112.1x145.5cm.
 
마이큐(MY Q)는 미술가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잘 알려져 있다. 본인의 감정 표출과 이야기를 청각화하는 대신, 시각화하고자 새로운 시도와 고민, 모색의 흔적을 추상과 구상을 오가는 독창적인 화면으로 완성한다. 일견 뜻 모를 모양이 캔버스 위에 춤추듯 종횡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형상이 스치듯 환영처럼 떠오르다가 휘발되는 듯하다. 화면 위의 기호와 이미지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며 그야말로 시적인 운율이 들려오는 그의 그림은 그의 음악처럼이나 중독적이다.
 
성태진, 까마득한날에, 2020, Acrylic and ink on embossed woodpanel, 80x120cm.
 
성태진은 ‘태권V’를 모티브로 판화기법을 사용해 양각으로 목판에 도상을 새기고 겹겹이 색을 칠한 개성 넘치는 작업으로 두터운 팬층을 지닌다. 전투복 대신 늘어난 운동복을 입은 우리네 청년으로 표현되는 그의 태권V는 현대인의 희로애락을 대변한다. 작품 배경에는 희망적이고 개인적인 염원을 담은 시나 시조, 혹은 대중음악이나 팝송의 가사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유현경, 4월 1일, 2022, Oil on canvas, 208x169cm.
 
유현경은 속필로 그려 뭉개진 듯 표현되는 특유의 화풍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상을 재현하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대상의 감정과 내면을 드러내고자 한다. 주로 인물화 작업에 몰두해왔던 작가는 이번에는 풍경과 꽃에 눈을 돌렸다. 집, 도로, 나무 등 일상적인 배경이 작가의 캔버스 속에서 묘한 정취를 자아내는 풍광으로 되살아난다. 현재 베를린에서 거주 중인 작가는 이국적인 일상 풍경을 친근하고도 과감하게 표현한 회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전재은, A Yard, 2022, Mixed media on canvas, 38x46cm.
 
전재은은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과 행복의 조각을 소재로 삼아 ‘바느질 회화’를 통해 꿰매고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한다. 한 땀 한 땀 촘촘하게 때로는 성글고 거칠게 놓인 바늘땀과 천을 덧대어 붙인 깁기와 풀어 헤쳐진 털실 타래 그리고 폭신하고 보드라운 뜨개는 작품 속 조형 언어가 된다. 추억이 축적되듯 캔버스 위에 천과 실로 이루어진 오브제를 쌓아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간다.
 
콰야, 잠이 오지 않는 새벽, 2022, Oil on canvas, 100x80cm.
 
콰야(Qwaya)는 서정적이면서도 레트로적 감상을 자아내는 특유의 작업 분위기와 화풍으로 미술애호가부터 대중의 마음까지 폭넓게 사로잡으며 현재 미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중 하나로 꼽힌다. 다듬어지지 않은 자유분방하고도 독특한 필치를 지닌 개성 강한 그의 작품 속에는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몽환적인 얼굴의 인물이 등장해 보는 이의 호기심과 감정을 자극하며 묘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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