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의 詩와 노래 향한 애정
입력 : 2022.05.18 17:23
'김환기: 시와 노래'展
6월 17일까지 서정아트 부산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수화(樹話) 김환기를 조명하는 전시 '김환기: 시(詩)와 노래'가 6월 17일까지 부산 서정아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전통 기물을 소재로 자신만의 조형성을 발현했던 김환기의 예술 세계에 주목, 1950년대부터 후반기까지 이어지는 작업 과정을 보여준다. 김환기는 항아리, 매화, 문화재와 같이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기물들의 외형적 형태를 그리고 더 나아가 산과 달,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자연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출품작 '정원'(1957), '무제'(1958)는 그가 파리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파리 시기(1956-1959)에 고향을 그리워하며 탄생한 것으로 간결한 선과 형태, 조형성이 드러나는 구도와 배치를 통해 반구상 형태에 집중하는 특징을 보인다. 아울러, 뉴욕 시기(1963-1974)에 해당하는 '산월'(1964)과 '24-VI-69 #80'(1969)에서는 서정적 색감이 두드러지며 재료와 기법을 향한 작가의 탐구와 예술가로서의 몰입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제작년도 미상의 드로잉 작품 다수는 김환기가 한평생 연구하고 실험했던 과정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세간에 널리 알려져 사랑받아 온 작가의 대표작과 그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드로잉을 한 공간에서 전시함으로써 작가 특유의 화법이 정착하기까지의 세월을 보여주고자 한다.
김환기는 ‘시’의 정신과 노래에 대한 에세이를 다수 남겼다. 예술에 노래가 담겨야 할 것을 강조하며 1950년대 전후 드로잉 습작에도 시처럼 생략을 거듭하는 경향을 보인 바 있다. 본 전시명인 ‘시와 노래’ 역시 특정 작업 시기에 드러난 예술가로서의 김환기의 정서를 담아 기획됐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