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부정 아닌 평화로의 전복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2.05.16 17:09

‘안정숙’展
6월 10일까지 부산 데이트갤러리

Tension 2022 C-2 136x136x11.5cm Oil on canvas 2022 /데이트갤러리
 
“삶 자체가 긴장이다.”
 
안정숙(61)은 캔버스 위에 직선과 곡선이 이루는 팽팽한 긴장 관계를 풀어내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그의 작업은 직선과 원적인 선의 유기적인 만남을 통해 긴장을 긍정적, 평화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의 회화는 수많은 형태의 원 중 작품을 어우르는 단 하나의 원을 찾는 것에서 시작된다. 화폭 위 능선은 바깥쪽으로 뻗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뒤로 물러나는 느낌을 지닌 전체 원의 한 단면으로, 때로는 원지름이 10미터를 넘나들 정도로 거대하기도 하다. 활꼴로 나무를 재단한 뒤 예리하게 다듬어낸 중심축이 완성되면 작가는 원이 어떻게 파고들어 갈지를 고뇌하며 버팀목을 덧붙여 캔버스와 함께 고정한다. 이때 캔버스 천을 씌울 때에는 팽팽한 긴장감과 엄청난 장력을 요한다고 한다. 
 
Tension 2020 C-1 180x80x13cm Oil on canvas 2020 /데이트갤러리
 
안정숙은 인간관계의 갈등, 삶의 과정에 드러나는 대립과 충돌의 ‘긴장’을 모티프로 삼고, 인간관계의 스펙트럼 속에서 겪는 갈등을 극복해 공통적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일련의 합일점을 찾음으로써, 그의 작품 속 ‘긴장’은 더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지속적인 삶을 위한 필수적인 에너지로 기능하게 된다.
 
Tension 2021 E-2 160x130x11cm Oil on canvas 2021 /데이트갤러리
 
개인전 ‘Tension’이 6월 10일까지 부산 해운대 데이트갤러리에서 열린다. 데이트갤러리는 김근태, 윤상렬, 박종규 등 단색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해왔다. 이번에 주목한 작가는 안정숙이다. 
 
그는 영국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를 졸업했으며,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의 단색화’전(展)에서 윤형근, 박서보, 정상화, 이우환 등과 함께 소개된 바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