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머핀, 한남동 아트 디스트릭트에 합류… 확장 이전 개관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2.03.18 17:14

두 개층 규모, 야외 테라스 등 갖춰
‘래리 피트먼’ 개인전, 5월 7일까지

서울 한남동으로 확장 이전한 리만머핀 외관 전경. /리만머핀
 
갤러리, 미술관 등이 밀집된 한남동 갤러리 디스트릭트(gallery district)에 최근 리만머핀(Lehmann Maupin)이 합류해 일대 아트 지형도에 방점을 찍었다. 안국동에서 한남동으로 확장 이전한 것으로, 야외 테라스 등을 새로 갖춰 더욱더 다채로운 매체의 작업을 여러 방법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래리 피트먼 개인전 ‘불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 전경. /리만머핀
 
이번 공간 디자인은 2015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 Society of Architecture)가 담당했다. 두 개의 층으로 이뤄진 70평 규모로 이전 안국동 공간과 비교해 한층 탁 트인 개방감을 연출한다. 특히 두 개 층으로 전시장을 나눔으로써 독립적인 두 전시를 따로 혹은 같이 선보일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참신한 큐레이팅과 병치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자연광이 흠뻑 드는 2층의 야외 테라스에는 조각이나 설치 작업을 내보일 수 있도록 꾸몄다. 
 
리만머핀은 지난 2017년 안국동에 서울 지점을 내고 길버트 앤 조지(Gilbert & George), 라이자 루(Liza Lou), 샹탈 조페(Chantal Joffe) 등 국제적인 작가들의 한국 첫 개인전을 기획하며 한국 미술시장에서 영향력과 저변을 빠르게 확장해왔다. 최근에는 타이베이와 베이징에 시즌별 공간을 운영함은 물론 서울, 베이징, 상하이, 홍콩 기반의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등 아시아 미술 시장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Translucent: Inside of the Egg with Stained Glass Windows 3, 2021, Cel-vinyl and lacquer spray over gessoed canvas on titanium and wood panel (TBC), 101.6x81.3cm /리만머핀
 
라쉘 리만(Rachel Lehmann) 리만머핀 공동 대표는 “데이비드(David Maupin) 공동 대표와 지난 30년간 한국을 수차례 왕래한 끝에 5년 전 서울 공간을 개관하며 서울에 영구적인 뿌리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서도호, 이불, 서세옥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한국 작가들과 함께 일하는 특권을 누려 왔으며, 이는 리만머핀의 DNA를 구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전했다. 
 
래리 피트먼 개인전 ‘불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 전경. /리만머핀
 
리만머핀 서울은 새로운 공간에서의 첫 전시로 동시대 중요한 회화 작가 중 하나인 래리 피트먼(Lari Pittman)의 작업을 조망한다. ‘불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Opaque, Translucent and Luminous)’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의 한국 첫 개인전으로, 대도시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준다. 글로벌 팬데믹의 영향으로 불안정해진 도시 생활에도 불구하고 대도시가 지닌 활력과 역동성,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일련의 신작 18점이 전 층에 걸쳐 소개된다. 
 
Opaque: Outside of the Egg 4, 2021, Acrylic and spray enamel on gessoed archival museum board mounted on panel, 101.6x81.3cm /리만머핀
 
작가는 인간 본성은 물론 정치사, 신화의 구축, 사회문화적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이를 능숙하게 중첩된 기호와 상징적 도상들, 다양한 화법과 풍부하고도 정교한 패턴이 돋보이는 독특한 조형 언어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명에 담긴 세 가지 개념인 ‘불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을 순차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작품이 설치됐으며, 이들을 통해 인류 역사의 결정적 무대가 여전히 전 세계 대도시에서 펼쳐지고, 최근 도시 생활의 어려움이 두드러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방보다는 도시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작품은 미국 오하이오 애크론 미술관, 뉴욕 올브라이트-녹스 아트 컬렉션,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뉴욕 현대미술관(MoMA), 워싱턴 D.C. 국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5월 7일까지.
 
래리 피트먼 개인전 ‘불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 전경. /리만머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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