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미디어 아트?… 슬릿스코프의 ‘루덴스토피아 2.0’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1.11.24 17:56

공간 생성 인공지능 적용
인공지능이 꿈꾸는 이상적인 놀이공간 그려내

지난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상영된 ‘루덴스토피아’가 12월 14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미디어월에서 상영된다. /슬릿스코프
 
그간 인공지능과의 공동창작을 꿈꾸며 작업을 지속해온 미디어 아트 그룹 '슬릿스코프'가 공간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루덴스토피아(Ludenstopia)'를 개발, 이를 적용한 미디어 아트 <루덴스토피아 2.0>를 12월 14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미디어월에서 상영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에 유희를 불어 넣을 수 없을까’란 질문에서 시작한 이 작품명은 '놀다'란 뜻의 ludens, '장소'란 뜻에서 topia를 합성해 탄생됐다. 공간의 유희성에 주목해 인공지능이 상상하고 생성하는 가상의 유희 공간을 구현해낸다. 
 
슬릿스코프는 실제 20대 청년의 방을 촬영한 사진 1000장을 수집하고, 또한 유희공간으로서 극장, 카페, 펍, 파티룸 등의 사진을 추가 수집했다. 가구의 종류, 형태, 배치 등을 통해 방의 특징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인 루덴스토피아를 만들었고, 인공지능에 20대 학생의 개인적 공간과 그로부터 해방된 유희적 공간을 학습시켰다.
 
해당 작품은 공간의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함의를 모르는 인공지능이 이해한 두 가지 공간과 이를 토대로 인공지능이 상상해낸 제3의 공간을 재배치해 보여준다. 개인과 사회, 현실과 상상, 생존과 유희의 경계가 허물어진 그곳을 루덴스토피아, 즉 유희적 세계라고 부르는 것이다.
 
슬릿스코프의 멤버인 김제민 작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물리적 공간에 의지하지 않는 인공지능이 해석한 공간의 의미를 제시하며 물리적 공간 그리고 괴리라는 개념적 공간 속에 살아가는 인간에게 공간과 살아가는 것에 대한 포괄적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디어 아트 그룹 슬릿스코프는 김제민과 김근형이 예술과 과학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오다 2018년 <I Question>을 작업하면서 만나게 됐다. 양자역학의 이중슬릿실험에서 영감을 받아 붙여진 이름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틈새를 들여다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질문을 주고받는 인공지능 I Question과 춤추는 인공지능 MADI, 공간생성 인공지능 Ludenstopia를 직접 개발하고 창작했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우란문화재단, 국립현대무용단, LA Culture Hub 등 다수의 전시와 퍼포먼스를 발표한 바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