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개성의 난투장”…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1’ 개최

  • 아트조선 김슬기 에디터

입력 : 2021.11.16 09:00

김상진, 방정아, 오민, 최찬숙 4인, 다양한 동시대 의제 다룬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2021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 4인은 김상진, 방정아, 오민, 최찬숙이다.
 
조각, 설치, 회화, 영상 분야에서 각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이들 4인은 각자의 개성과 전공을 살려 동시대 어젠다를 감각하는 작품을 내놨다. 김상진과 최찬숙은 공감각을 일깨우는 사운드와 영상 설치 작업을 통해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면, 오민과 방정아는 ‘지금 여기’라는 의제를 매개로 각기 다른 일상의 순간과 공간을 포착함으로써 시간이 갖는 속성을 새롭게 일깨우고자 한다.
 
김상진,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 전시 전경, 2021 /윤다함 기자
 
김상진은 영상,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활용해 인간과 세계에 대한 동시대적 관점과 변화에 관한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신작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를 통해 소셜미디어, 가상화폐, 메타버스 등의 가상 경험이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부터 야기된 현상에 주목한다. 전시장 전체를 활용한 영상, 사운드 설치 작업은 관람객에게 또 하나의 유기적 경험의 공간으로 제시되며 실제와 가상의 경계에 존재하는 인간의 역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방정아, '흐물흐물' 전시 전경, 2021. 사진 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방정아는 본인이 생활하고 작업하는 삶의 터전과 밀접하게 연관된 회화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을 둘러싼 일상의 이면에 숨겨져 왔던 사건을 소재로 한 <흐물흐물>을 소개한다. 작가는 전시장을 견고한 권력 구조로서 ‘한국의 정치 풍경’과 자연 생태계를 투영한 ‘플라스틱 생태계’ 두 공간으로 상정한다. 이때 작품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거대 권력의 움직임과 그것이 일상과 마주하게 되는 매개체로서 역할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지금 여기’를 다시 바라보게끔 제안한다.
 
오민, '헤테로포니' 전시 전경, 2021. 사진 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오민은 이번 전시에서 <헤테로포니(heterophony)>를 선보인다. ‘헤테로포니’는 다성 음악의 일종으로 하나의 선율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연주할 때 원래의 선율과 그것을 달리한 선율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말하는 음악 용어다. 5개의 화면과 입체적인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이미지와 소리뿐 아니라 빛과 신체 그리고 동시적 순간의 공감각적인 경험을 제안한다. 작가는 전시장 공간에서 움직임과 이미지의 경험이 관람객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추적하고 이 과정을 통해 시각예술에서 재료와 형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최찬숙, '큐빗 투 아담' 전시 전경, 2021. 사진 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최찬숙은 오랜 이주 생활 동안 자신이 처한 위치와 존재를 다룬 시선과 이야기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보여 왔다. 작가는 어딘가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그들이 남긴 이야기 그리고 토지의 소유 문제를 탐구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의 기억과 역사를 이루는 땅과 몸에 주목한다. 3채널 영상과 사운드 설치로 구성된 신작 <큐빗 투 아담(qbit to adam)>은 과거 광산 채굴에서 오늘날 가상화폐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노동과 토지 소유의 역사를 다루면서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작가는 현실에 도래한 가상공간과 디지털 시스템이 기존의 거대한 서사와 맞물려 어떻게 물리적인 감각을 발생시키고 이러한 공간에서 새롭게 생겨나는 감각과 존재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한편, 올해로 10회를 맞은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국내 대표 미술상으로, 해마다 동시대 미학적,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역량 있는 시각예술가 4인을 후원작가로 선정하여 신작 제작 지원과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1인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다. 최종 수상자는 전시 기간 중 2차 심사를 거쳐 2022년 상반기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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