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9.14 17:24
역사가 숨 쉬고 미술이 시작되는 특별한 순간으로의 여행
동굴 벽화부터 조각, 회화, 공예, 건축, 도예, 설치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이들 작품이 탄생한 각각의 순간은 과연 어떠했을까.
감각과 감상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시선을 통해 미술사와 작품을 입체적으로 풀어낸 ‘모두의 미술사’(이마주)가 출간됐다. 작품의 규모나 제작 시기, 사조나 유파에 등에 초점을 맞춰 미술 초심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었던 기존 미술사 서적과 달리, ‘모두의 미술사’는 작품 한 점이 완성되기까지의 인물의 마음과 그날의 분위기, 시대 상황 등에 빗대어 미술사와 작품을 설명한다. 흡사 작품이 탄생하던 당시 그날 그곳에 함께 있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연령 구분 없이 미술사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 쉽고 지루하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이번 신간은 미술 작품이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변화, 조력자의 자본과 노동, 매체 발달이 한데 만나 만들어졌다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기존의 미술사 서술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쉽고 친근하게 시공간과 문화권의 변화 속에서 미술의 흐름을 살필 수 있도록 작품 68점에 얽힌 객관적 지식과 정보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빌려 소개한다. 특히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 등을 미술가, 후원자, 제작자, 비평가, 감상자 등 여러 화자의 입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흥미진진한 4만년 미술 여정 속으로 독자를 이끈다. 여기에 케이트 에번스 고유의 거친 드로잉과 섬세하고 투명한 수채로 채색된 삽화가 구성돼 생동감을 더한다.
또한, 다양성에 기반을 두고, 미술이 그저 아름다움만을 목적으로 한 예술이 아닌, 다양한 목적을 지닌 매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사냥과 다산을 기원의 주술적 목적을 위해, 종교적인 이야기와 위대한 인물을 추앙하기 위해, 역사적 사건이나 아름다운 자연을 기록하기 위해, 미술가의 개인적인 감정이나 미의식 표현하기 위해, 사회 고발과 비판의 목적으로까지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더불어 동굴 벽화부터 전통적인 장르인 회화와 조각을 비롯해 도예나 건축, 서예, 공예처럼 실용적인 목적을 지닌 미술 작품, 사진과 설치 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그 과정에서 함께 발전해 온 여러 제작 방식과 재료, 도구와 기술의 변천사도 포함한다.
이처럼 ‘모두의 미술사’는 미술을 알고 싶은 입문자는 물론, 미술을 사랑하는 애호가에게도 미술을 알고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과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쉽고도 즐거운 매개체 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5만원.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