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적 정감과 우주적 메시지 품은 김태혁展 ‘엑소더스’

  • 아트조선 김나경 에디터

입력 : 2021.08.19 14:57

BLUE SPACE 210706093000, Mixed media on Fluorocarbon line, 2021 /갤러리 SP
 
<엑소더스(EXODUS)>는 물감이라는 매체를 통해 조형실험을 지속해온 김태혁의 개인전으로, 10월 23일까지 갤러리 SP에서 이어 열린다. 

 
김태혁의 예술 노정은 점(點)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의 점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선, 면 그리고 공간으로 확장돼 왔다. 작가는 세상을 이루는 근본 요소이자 조형의 기초 단위인 점에서 출발해 생성, 변화, 소멸에 이르는 만물의 유기적 순환 구조에 관심을 두며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작가의 조형 방식은 화면 위에 직조된 투명한 줄을 기반으로 펼쳐진다. 투명수지 줄을 격자로 엮어 그 위에 물감을 얹는 제작 방식은 전통적으로 캔버스 위에 칠해졌던 물감을 3차원의 공간으로 끌어내고 캔버스 표면으로부터 분리돼 나온 물감은 고정된 프레임의 영역을 벗어나 장소와 융합되는 단계로 접어든다. 

EXODUS, Mixed media on Fluorocarbon line, 2021 /갤러리 SP
 
이번 전시에서는 그물망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작품들을 포함해 신작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물감이라는 매체를 지지체에서 분리하고 더 나아가 3차원 공간에 독립적으로 배치하는 작가의 실험은 점·선·면이라는 조형의 근원적 요소에 대한 시선을 한층 더 새롭게 각성시킨다. 

OFF-P 20090313073, Mixed media on Fluorocarbonline, 2020 /갤러리 SP
 
‘문명사적 전환기’로 불리는 오늘의 문화적 상황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전시는 예술, 더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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