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7.22 17:32

이수그룹이 지난해 6월 론칭한 예술공간 스페이스 이수(space ISU)가 네 번째 전시로 옥승철 개인전 ‘相’을 9월 12일까지 개최한다. 동시대 미술씬에서 주목 받는 작가 중 하나인 옥승철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그의 작품 14점을 볼 수 있는 자리다.
그는 여러 애니메이션과 만화 속 인물들의 클로즈업 장면들을 캡처하고 이를 재조합해 새로운 얼굴을 만든 후, 이를 다시 캔버스로 옮기는 작업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원본에 대한 기존의 정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과 회화, 원본과 밈(meme)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관계망을 시도하며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번 전시 타이틀은 작가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서로 상’(相)자는 ‘관찰하다’, ‘자세히 보다’, ‘고르다’와 같이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의미와 동시에, ‘빌 양’(相)자로 쓰일 때는 ‘빌다’, ‘푸닥거리하다’ 등의 생경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하나의 글자에 여러 층위의 의미를 지닌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이미지와 원본의 정체성과 그로부터 기인하는 다양한 변주를 탐색해온 옥승철의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작가의 작업은 그의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개되곤 하는데, 이는 인터넷 환경에서 사용자의 열렬한 지지와 호응을 이끌어 내며 ‘좋아요’와 ‘공유’의 행동으로 연결된다. 디지털과 캔버스를 넘나드는 형식적 확장뿐만 아니라, 이미지의 재조합과 공유, 복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위를 유발하는 그의 작업 세계는 하나의 동시대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