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때론 경계심… ‘거리두기’ 그리는 서상익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1.06.29 17:59

개인전 ‘Cold on a Warm Day’
7월 17일까지 아뜰리에아키

강변유람 - 외로움의 균형, 2020, oil on canvas, 130.3x97cm /아뜰리에아키
 
현대판 정통 구상 회화로 거론되며 국내외 미술계로부터 지속적으로 주목받아온 서상익 개인전 ‘Cold on a Warm Day’가 7월 17일까지 서울 성수동 아뜰리에아키에서 열린다. 타인을 향한 관심과 경계심을 동시에 지니고 살아가는 일상 속 ‘거리두기’에 대한 서사를 담아낸 20여 점의 페인팅 작업과 드로잉 신작이 내걸렸다. 
 
개인사부터 사회구조에 이르기까지 현실과 상상 속 다양한 장면을 표현하는 서상익의 작업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보편적 풍경에 작가가 지닌 개인적 태도와 감성을 부여한다. 그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지점은 바로 차가움과 무심함. 작업 초창기,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던 시기에도 그는 언제나 참여가 아닌, 관찰자의 입장으로, 직접적인 발언을 하기보단 농담조를 유지했다. 실제 그는 “작가와 거리가 너무 가까운 그림은 힘들고 부담스럽다”라고 설명한다.
 
서상익 개인전 ‘Cold on a Warm Day’ 전경 /아뜰리에아키
 
날카롭게 재단된 직선의 공간, 수직 수평을 통해 감정과 깊이를 배제하고, 인물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색도 전반적으로 차갑게 식은 분위기를 유지한다. 다른 작가들이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붓질과 물감의 물성에 집중하지만, 서상익은 이를 오히려 절제하고 숨길 뿐이다. 
 
전시타이틀 ‘Cold on a Warm Day’는 이질적 요소 사이의 간극에 대한 작가의 관심에서 기인한다. 그는 날카로운 직선과 유동적인 터치, 구성되고 재단된 공간 속 군상들의 자연스러움, 평면성을 드러내며 입체감을 가지는 공간과 같은 양극을 적극적으로 공존시키는 작업을 통해 요소 간의 거리감을 복기함과 동시에 그 경계를 흐리며 이미지가 지닌 관념적인 면에 대한 탐구를 가시화했다. 
 
서상익 개인전 ‘Cold on a Warm Day’ 전경 /아뜰리에아키
 
이번 전시에서는 서상익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신작까지를 한데 모아 보여줌으로써 그의 작업 변천사를 조망할 수 있다. 작업 초기의 사진적 표현에서 나아가 점들로 쌓아 올린 면, 단순화된 선, 디테일이 생략된 공간 등의 변화된 표현 방식을 통해 그림을 구성하는 조형 요소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고찰을 확인할 수 있다.
 
서상익 개인전 ‘Cold on a Warm Day’ 전경 /아뜰리에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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