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6.22 16:01
김호정展 ‘Beyond the Blue’

“나의 작품을 이루는 색은 서로 혼합되며 조화를 창조해내는 아름다움의 언어다. 그중에서도 파란색은 자연을 바라볼 때 가장 먼저 와 닿는 색이다.”
한국과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예가 김호정이 첫 개인전 ‘Beyond the Blue’를 프랑스 남부 Aixen Provence에 위치한 Terre Ugo(@terreugo)에서 이달 25일부터 7월 4일까지 가진다. 세라믹은 물론, 드로잉도 함께 선보이는 자리로, 김호정의 시그니처 컬러인 파란색을 주제로 꾸려진다. 드로잉과 도자기 사이의 예술적 경계를 무너뜨리는 실험적 모색을 통해 질감과 색에 대한 작가의 해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드로잉은 그간 작가가 도자기 작품의 표면을 이루는 색깔과 패턴에 대해 이어온 면밀한 연구의 결과물로, 신석기의 빗살무늬 토기, 조선백자 달항아리 등과 같은 전통 도자에서 영감을 받았다. 흙으로 도자를 빚듯, 김호정은 손으로 물감을 찍어 그리는 방식을 취한다. 직접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펴내며 자유로운 추상 언어를 완성해낸다.
예술의 역사 속에서 파란색은 오랫동안 많은 예술가에 의해 애용돼 온 색이다. 김호정의 파란색은 희망을 연상하는 유쾌한 면모를 지닌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색과 패턴의 조화는 관객들이 각자만의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광활한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며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게끔 한다. “하늘과 바다의 푸른빛과 같이, 파란색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쉽게 흉내낼 수 있는 색은 아니지만, 나는 광대한 자연을 상상하며 안료를 사용해 흙과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파란색으로부터 시작해 색의 무한한 다양성을 탐색하는 그의 작품은 고요하고 차분하면서 동시에 강렬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하는데, 이는 작가가 다양한 재료와 미디엄을 사용하는 배경과 궤를 같이 한다. 과슈, 유화, 수채화, 파스텔 등 색을 표현하는 매체를 세심하게 선정해 푸른색 계열의 색을 실험하고 표현한다. 3차원적 표현에서 평평한 면에 그려지는 2차원적 표현으로의 전환은 오브제와 그림을 통해 작가가 관객과 대화하고자 하는, ‘색’이란 언어에 대한 그의 탐구와 과정, 그 결과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프랑스 큐레이터 Jo Yana는 “도자와 화폭을 넘나드는 작가의 작품이 종합적이고 섬세하며 시적으로 느껴진다”라고 김호정의 작품을 설명했다. 한편, 작가는 영국왕립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경희대 도예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영국 Make Hauser&Wirth Somerset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한 바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