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23 17:20

주홍콩한국문화원(원장 이영호, 이하 문화원)은 이달 24일부터 4월 24일까지 문화원 6층 전시실과 온라인 뷰잉룸에서 정창섭(1927~2011) 개인전과 이와 연계한 한지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홍콩 소재 악셀 베르보르트(Axel Vervoordt) 갤러리와 협업해 성사됐으며, 작가의 후기 작품인 <묵고(黙考)> 연작 6점을 선보인다. 동시에 악셀 베르보르트 홍콩에서는 5월 8일까지 정창섭의 주요 작품 14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정창섭은 한지를 이용한 추상회화 작업을 한 주요 단색화 작가 중 한 명으로, 유럽 엥포르멜 미학을 받아들여 한국의 자연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추상미술에 몰두했다. 그는 평생에 걸쳐 <귀(歸)> <닥(楮)> <묵고> 세 가지 주요 연작을 선보였으며, 한국 고유의 한지와 그 원료인 닥을 사용하는 독특한 작법으로 회화 매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했다.
이 중 문화원에서 전시하는 <묵고> 연작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제작된 것으로, 깊은 자주색, 검은색, 남색, 갈색 등의 어두운 계열의 절제된 색과 더불어 닥의 입체적인 물성이 돋보인다.
한편, 정창섭은 1961년부터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1961년 파리비엔날레, 1965년 상파울로비엔날레, 1992년 '자연과 함께: 한국현대미술'(테이트 리버풀),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병행전시 '단색화', 제12회 샤르자비엔날레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2010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이 개최된 바 있다.
이번 전시와 연계해 같은 기간 문화원에서는 특별 한지 홍보행사 ‘한지변주곡’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협력으로 운영한다. 한지 공예품과 상품이 전시되며, 다양한 지종과 색깔의 한지견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지월 등 볼거리가 제공된다. 또한 한지에 인장 찍기 체험 등을 통해 홍콩 시민들이 한지에 대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영호 문화원장은 “한지 체험관 연계 행사를 통해 문화원 관람객들에게 정창섭이라는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즐길 거리를 선사할 것”이라며, “윤형근, 김수자 등 한국 작가의 작업을 소개하는 악셀 베르보르트 갤러리와 같은 홍콩 예술 기관들과 앞으로도 꾸준히 협업해 양질의 콘텐츠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