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05 18:05
BTS RM 등 방문객 줄이어… 예상 밖의 호조 속 개막

“기대 이상이다.” 올해 화랑미술제에 참가한 갤러리들의 중론이다. 관람객수가 기대 이상으로 제법 되고 판매고도 기대 이상으로 올리고 있다는 것. ‘2021 화랑미술제’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한국 아트페어의 첫 주자인 화랑미술제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 현재까지 유일하게 두 번의 현장 행사를 모두 정상 개최한 아트페어다.
4일 찾은 화랑미술제는 티켓을 구매하려는 방문객과 QR코드 입장을 준비하는 인파로 매표소와 전시장 입구가 다소 번잡했다. 특히 아트러버로 잘 알려진 BTS의 리더 RM이 이날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3일 개막일에도 전년대비 20% 늘어난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으며, 문 열자마자 작품을 판매한 화랑들도 상당수로 빨간 스티커를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모든 관람객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입구에서 모바일 QR체크인을 해야 하며, 안내데스크에서 바코드가 입력된 팔목 밴드를 발급 받은 후 전시장으로 입장할 수 있다. 전시장 입장 전 열화상카메라를 통과해 체온을 확인하고 입구에 비치된 통과형 소독기를 지나면 비로소 갤러리 부스들을 둘러볼 수 있다.

올해 참여 갤러리들은 예술성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소품, 판화 등 현실적인 가격의 작품 위주로 들고 나왔다. PKM갤러리는 서승원의 <동시성> 연작 소품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다. 서 화백이 기존에 선보인 적 없는 화사한 핑크빛 화면은 벌써 빨간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김택상, 남춘모, 이건용의 회화와 이광호의 스툴, 조각 등을 들고 나온 리안갤러리는 “행사 개막하자마자 이건용 소품을 비롯해 상당수가 판매돼 벌써 출품 작품들을 한 번 갈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에서의 첫 전시를 앞둔 릭 프롤(Rick Prol)의 회화도 미리 선을 보였다. 장 미쉘 바스키아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프롤은 이국적이고 강렬한 색감과 만화적인 이미지의 회화로 알려진 작가다. 부스 전면에 걸린 프롤의 대작은 4000만원선으로 이미 판매 완료됐다.

데이트갤러리는 김근태, 박종규, 김미경 등 단색화 계열의 회화를, 주영갤러리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통해 재조명된 박래현의 동판화를 들고 나왔다. 이화익갤러리는 김창열 외에도 오치균, 이정은, 안두진 등의 회화를 들고 나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조현화랑은 박서보의 <묘법>, 이배의 <Issu du feu(불로부터)> <Landscape(풍경)> <Brushstroke(붓질)>을 비롯해 정광호의 구리 조각 등으로 꾸몄다.
갤러리현대는 김창열, 정상화, 이우환, 이건용, 이강소, 김민정, 이명호, 이슬기, 김성윤, 이반 나바로(Iván Navarro) 등의 대표작을 선보였다. 공근혜갤러리는 어윈 올라프, 팀 파르치코브 등 감각적인 사진으로 관람객을 발길을 잡았고 국제갤러리는 현재 갤러리 전시 중인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사진과 더불어 장 미셸 오토니엘, 줄리안 오피, 제니 홀저, 강서경, 문성식 등 소속작가의 작품을 내걸었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가장 눈에 많이 띄는 작품은 단연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이었다. 지난 1월 김 화백의 타계 이후, 그의 그림을 서둘러 구매하려는 컬렉터들이 속출했기 때문. 갤러리현대, 이화익갤러리, 표갤러리, BHAK갤러리, 박여숙화랑, 샘터화랑 등이 앞다퉈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그림을 부스 전면에 내걸었다.

올해 화랑미술제는 107개의 (사)한국화랑협회원 갤러리 107곳이 참가해 500여 작가의 회화, 판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300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부스 간격을 여유롭게 조성하고 장내 관람객 인원도 제한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출품작은 온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다. 화랑협회 홈페이지에 온라인 뷰잉룸(OVR)을 신설해 작품 감상은 물론 갤러리에 직접 구매 문의도 할 수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