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2.24 14:53
‘Don't say a word', 내달 11일까지 파주 아트스페이스 휴

드로잉, 회화 작가가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기획전 ‘Don’t say a word‘가 3월 11일까지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회화 작업에 대한 지속적인 리서치와 프로젝트의 연장으로, 김연진, 박광수, 배윤환, 심래정, 조민아, 홍남기의 드로잉과 회화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과 작은 드로잉으로 꾸려진다.

김연진은 직접 만든 정교한 미니어처를 배경으로 제작한 두 편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내러티브 비디오라는 로우테크 형식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미니어처로 만든 배경을 스톱모션 방식으로 제작한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출품한다. 그의 지인이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Ghost in the Yellow House>는 출산을 한 동양여성과 집안에 느껴지는 백인여성 유령의 대치를 통해 문화적 소외감과 긴장감을 그려낸다. <Migration>은 창문을 통해 바깥의 상황을 관망하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인데, 낯설고 기묘한 장면들이 불연속적으로 이어지며 이질적인 환경과 상황에 놓이게 한다.

펜으로 드로잉 작업을 하는 박광수는 드로잉과 동시에 애니메이션을 꾸준하게 작업해왔다. 작가는 주변의 관계나 사건들이 사라져가는 것들에 주목하는데,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상상되는 풍경, 사물, 인물들을 드로잉으로 기록한다. 이번 전시에는 2013년 제작한 드로잉 애니메이션 <Spectacle>와 드로잉 신작을 내보인다.

배윤환은 작업실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온갖 기이한 상상의 실현을 구현한다. <스튜디오 B로 가는 길>은 작가의 쓴 글의 장면들을 드로잉과 오브제로 만들고 촬영한 애니메이션이다. 작업실은 작가의 상상과 현실이 맞닿은 장소로 상정되고 작업이 시작되자 작업실은 놀이터, 도박장, 지옥, 수련장과 같이 다양한 모습으로 바뀐다.

심래정은 사회적 사건과 인간 본성의 민낯을 파헤치는 파격적이고 즉흥적인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을 작업을 해왔다.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에 침투하려는 시도와 이를 막으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맨 처음에 생긴 것은>을 전시한다.

동양화 작업을 하는 조민아는 여러 사건과 관계들이 한 화면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회화 작업을 주로 선보여 왔다. 최근 시도한 3분가량의 신작 애니메이션에서 분열과 연대의 연속적 고리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담았다.

영화 속 오브제와 텍스처를 차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홍남기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영화 ‘저수지의 개들’과 고전 SF작품 ‘지구 최후의 날’에 등장하는 고트(gort) 로봇을 소재로 제작한 <on the scene>을 공개한다. 영화 속 장면과 개인적인 경험, 상상 속 이야기를 결합시켜 제작된 드로잉 애니메이션은 가상의 공간과 허구적 스토리를 기반으로 과거와 현재의 틈 사이를 보여준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