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러지고 부러져도 이 또한 지나가리… 김중만展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1.02.03 15:30

상처 입은 나무 피사체로 삼은 대표작 등
3월 10일까지 부산 갤러리래

I WAS WAITING FOR YOU, 2010, 240x160cm
 
사진작가 김중만은 패션화보, 영화포스터 등의 작업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2007년 상업사진 작업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뒤, 작가 고유의 섬세하고 시적인 시선으로 포착한 심층적인 풍경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작 <I was waiting for you>는 작가가 10년간 중랑천 둑길의 나무를 촬영한 것으로 각박한 세상을 꿋꿋이 견뎌나가는 나무를 담았다. 김중만은 집에서 작업실로 가던 길에 성한 나무 대신 나뭇가지가 잘리고 비바람에 시달려 상처투성이인 나무를 목격한다. 비좁은 길가에 상처 난 나무들의 이면에 내재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이때부터 나무들을 피사체로 삼았다. 
 
대형한지에 흑백으로 인화해 일견 수묵화처럼 느껴지는 이 작품 속의 나무는 김중만 특유의 감각과 느낌이 물씬 배어나온다. 아무리 갈라지고 부러져도 꿋꿋하게 버티는 나무는 각박한 세상을 묵묵히 견디는 우리네 모습이기도,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INTO THE STRANGE SKIES, 2014, 170x110cm
 
김중만 개인전이 부산 해운대 갤러리래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나무 시리즈 외에도 <Can you hear the wind blow> <Le Monde> <Image of Korea> <Flowers> <Red light> 등 김중만 본연의 색채와 톤, 화면의 밑바탕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색채의 묵직한 심연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 내걸렸다. 또한, 포스코와 협업해 특별히 포스코 강판에 제작된 작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해당 강판은 기성품에 비해 해상도를 높여 컬러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김중만은 "쉽게 부서질 것 같은 이 시대에 모두들 큰 아픔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전시는 3월 10일까지 열린다. 
 
ECLI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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