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1.28 16:36
현재와 기억 간의 간극 좁히고자 숫자 활용
신작 영상 등 20여 점 선봬… 내달 6일까지 이길이구 갤러리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문화적, 공간적 이슈를 탐구해 온 찰리한이 개인전을 가진다. 찰리한 개인전 ‘디지트(Digits)’가 2월 6일까지 서울 신사동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특정 시간과 때를 기억하며 날짜와 시간을 대입하는 습관에서 착안돼 기획됐다. 현재와 기억 사이의 간극을 매개하는 숫자를 스스로 규정하고 기억을 고정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작품 20여 점이 내걸린다.
찰리한은 신문지 갱지 위에 기계적으로 복제되는 빛바랜 몇 개의 역사적 이미지를 선택해 100여 곳의 특정 장소에 이를 숨겨두고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그 이미지를 수거하는 과정의 작업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작업인 평면 <Significant Digit>와 단편 애니메이션 영상 <Looped>를 최초 공개한다.

그는 이번 작업을 준비하며 반듯하게 펼친 이미지와 그 장소들과의 관계성을 기억하며 숫자를 조합하고, 스텐실로 각각 다른 숫자를 병렬시킨 후, 공판화 기법으로 기록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인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숫자 체계를 통해 작가는 사적인 기억을 규정짓고자 한다. 전시명이 숫자를 뜻하는 ‘디지트’인 이유도 이와 같다.
전시에 출품된 영상 작업은 실제로 인생의 절반 이상을 타국에서 지내다 고국으로 돌아와 살기 시작한 찰리한의 낯선 풍광의 흔적만 남은 기억에 날짜와 시간을 대입해 실재와 기억 속의 형상 간의 간극을 좁히고자 한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기도 하다.
한편, 찰리한은 미국 메릴랜드 예술대학교 미술학 학사에서 사진으로 학사, 디지털 예술로 석사, 타우슨 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시각 예술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메릴랜드 예술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대구 계명대학교 아트텍 칼리지 영상 애니메이션과 교수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