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1.07 23:01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주인공
푸른 전면점화 ‘우주 05-IV-71 #200’
미디어 큐브 작품으로 재탄생

2019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132억원(8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의 <우주 05-IV-71 #200>(1971)를 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투명하면서도 깊은 푸른 빛깔이 특징인 <우주 05-IV-71 #200>는 화면의 무수한 점이 원을 그리며 아래로 진동하듯 확장하며 마치 보는 이를 그 안으로 빨아들이듯 무한한 공간감을 표현한 김환기의 대표작이다. 작품을 채운 점 하나하나는 우주를 구성하는 빛나는 별이자, 작품의 제목처럼 우주 그 자체를 상징한다. 수직으로 긴 양 화면의 원 이미지가 조화롭게 대칭을 이룬 모습으로,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두 폭으로 구성된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갤러리현대가 개관 50주년 전시에 출품작으로 내걸고 홍콩 크리스티 경매 이후 최초로 일반에 공개하며 주말이면 이를 관람하려는 인파로 전시장 앞 길거리가 가득 차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미디어 설치는 김환기의 작품으로는 최초로 시도되는 미디어 작품으로, 6미터 크기의 미디어 큐브가 각 화면마다 ‘환기 블루’의 장관을 비춘다. 김환기의 전면점화는 숭고의 미학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철학도 담고 있다. 그의 세계관을 담아 화면의 별들이 지상에 내려와 거대한 우주로 엮인 미디어 큐브로 완성된 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롯데백화점과 환기재단 측은 “큐브의 형태를 빌려 우주의 공간을 끌어냈다. 막힌 공간이 아닌, 네 면을 통해 무한히 확장되고 교감할 수 있는 새로운 창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설치로 재탄생한 이번 작품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동측 야외에 자리 잡았다.

아울러, 작품 설치와 연계해 아카이브와 미디어 영상 작품이 잠실 롯데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 전시된다. 특히 <우주 05-IV-71 #200>를 공간 전체에 가득 채운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영상으로 펼쳐져 온몸으로 쏟아지는 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수없이 많은 동심원 형상으로 완성된 화폭처럼 겹겹이 쌓여 원을 그리며 공간을 채우는 55분 영상을 통해 우주의 광활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미디어 큐브 작품 설치와 전시장 모두 2월 15일까지 운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