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사모님? ‘작가 소피창’ 개인전 개막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0.12.21 15:41

전통 기법 차용해 현대화한 추상 산수화로,
홍콩 소더비서 연달아 억대 낙찰…
‘2020 Art Chosun on Stage’
한국 첫 개인전 ‘스며들다, 점점 더’
27일까지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

Dancing Wind I, 227x182cm, Ink, Gold Leaf and Acrylic on Canvas, 2020 /아트조선
소피창 개인전 ‘스며들다, 점점 더’가 이달 27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금박과 다채로운 색이 한데 어우러진 화려함, 동시에 고즈넉함과 평화로움이 공존하는 화면(畫面)을 마주하고 있자면, 그림이 내뿜는 강렬한 에너지에 매료되는 듯하다. 먹의 수성에 따라 스며들어 적시는 특성을 강조한 전통 기법 ‘지묵법(漬墨法)’을 활용해 자연의 역동성과 생동성을 그림에 담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전통 산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추상화로 국제적인 명성을 획득한 대만 추상화가 소피창(Sophie Chang) 개인전 ‘스며들다, 점점 더’가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에서 18일 개막했다.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방한하지 못했지만, 이날 사전 관람 예약 문의가 폭주하는 등 시가총액 기준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TSMC 창업주 모리스창(Morris Chang)의 부인이란 그의 이색 배경에 국내 미술 애호가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소피창 개인전 ‘스며들다, 점점 더’가 이달 27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오프닝 리셉션 없이 개막한 이날 전시에서는 김지아 TV조선 앵커의 사회로, 소피창과 방정오 아트조선 대표·TV조선 전무이사와의 화상통화를 비롯해 온라인 생중계 현장 촬영 등이 진행됐다. 영상을 통해 전시장을 둘러본 작가는 “한국에서의 첫 전시인데 가지 못해 너무나 아쉽다. 기쁘기도 하지만, 전시장에 걸린 작품을 직접 보지 못해 안타깝기도 하고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팬데믹이 끝나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김지아 TV조선 앵커의 진행으로, 소피창과 방정오 아트조선 대표·TV조선 전무이사(오른쪽)와의 화상통화가 이뤄졌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이날 화상통화에서 방 대표는 “조선일보미술관의 올해 마지막 기획전으로 소피창의 개인전을 열게 돼 뜻깊다. 화폭에서 느껴지는 강인한 생명력과 열정이 인상적이다”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에 작가는 “다음에 뵐 때는 얼굴을 맞대고 직접 만나길 고대한다. 대만도 꼭 오시라”며 화답했다. 
 
소피창 개인전 ‘스며들다, 점점 더’가 이달 27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이번 전시는 작가의 해외 첫 솔로전으로, 타이난시미술관 등 대만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온 그의 독창적인 회화를 한국 관람객에게 첫선을 보이는 자리다. 소피창은 “남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마치 형제처럼 대만과 한국이 문화적으로 닮은 점이 많다고 느꼈다”라며 해외 미술계의 진출로로 한국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해외 개인전은 처음이지만, 작가를 향한 국제 미술계에서의 관심은 일찍이 시작됐다. 미술 전공자가 아니었던 그가 우연한 기회로 미술에 사로잡혀 작업을 시작한지 10여 년에 접어들던 때, 대만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작품 두 점이 한화 5억4000만원, 지난 7월 추상화 한 점이 3억30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세계 아트러버들이 눈여겨보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힌다.
 
소피창 개인전 ‘스며들다, 점점 더’가 이달 27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자연을 소재로 한 추상 산수화 작업에 몰두해오고 있는 소피창은 동양 산수화의 기법에 캔버스, 아크릴, 오일 등 서양의 재료를 접목해 동서양을 자유로이 오가는 독창적인 화면을 완성한다. 특히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중시하며 전통화와 서양화의 화합을 이루고자 한다. 자선 사업가이기도 한 작가는 30년 넘게 아침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화면에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세계를 담기 위해 힘쓴다. “작업할 때면 보살의 마음을 연상하며 임하려고 한다. 내면의 불안과 화합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그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이달 27일까지 사전 예약제로, 휴무 없이 매일 10:00~18:00 운영된다. (02)724-7832
 
소피창 개인전 ‘스며들다, 점점 더’가 이달 27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