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 뒤덮은 하얀 원판 700개에 탄성이 절로… 설치 작품 ‘과.천.표.면’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0.10.08 19:22

국립현대미술관 ‘과천프로젝트 2020’
야외조각장 내 잔디밭에 ‘숨, 쉼, 즐거움’ 주제 대규모 설치

‘과.천.표.면’(2020) 야외 설치 전경 202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표.면’(2020) 야외 설치 전경 2020 /국립현대미술관
하얀 원판들이 초록 잔디밭을 가득 뒤덮은 풍경에 탄성이 나온다. 해수욕장 모래사장을 메운 파라솔들 같기도, 연못 위의 연잎이 연상되기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 잔디밭에 대형 설치작품이 들어섰다. 건축가그룹 ‘에스티피엠제이(stpmj·이승택, 임미정)’의 작품 <과.천.표.면(The Surface)>이다. 이들 건축가그룹은 지난 7월 ‘과천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올해부터 본격화한 과천 야외공간 활성화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과천관만의 장소 특정적 상황을 반영하고 자연과 관객이 교감하는 예술적 경험을 추구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과천의 주요 목표인 ‘가족 중심의 전 세대 공감 미술 공간’의 방향 아래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쉼터와 같은 작품을 전시장 밖에서 선보이는 것이다. 특히 세계적 대유행으로 자리한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야외라는 탁 트인 공간에 대한 장소적·조건적 상황을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미술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숨, 쉼’의 환경을 제안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천.표.면’(2020) 야외 설치 전경 202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표.면(The Surface)>은 조각장 내 산책로에 둘러싸인 잔디밭 경사지에 새로운 지형 표면을 생성하는 작품으로, 나무, 연잎, 우산 등을 연상시키는 개별단위의 구조체 700여 개가 수평선을 이루며 펼쳐지고 군집한다. 과천관 야외조각장 내 산책로에 둘러싸인 잔디밭 경사지 위에 일정한 높이의 새로운 지표면을 형성하는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이다. 관객은 그 안으로 들어가 탄력 있는 소재의 기둥과 원판들을 직접 밀어내며 시각·촉각·청각적 상호반응을 경험하고 주어진 환경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끌어낸다. 
에스티피엠제이는 “미술관 과천관이 청계산과 매봉산을 원경으로 삼고, 정돈된 조경을 근경으로 두고 있는 현장의 장소적 특성에 주목하고 관객들이 경사를 오르내리며 주변과 교감하는 일련의 ‘장’을 상상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작품은 작업의 효율성과 친환경 문제들을 고민하고 이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이번 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됐다.
‘과.천.표.면’(2020) 야외 설치 전경 202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1층 특별전시공간에는 해당 작품의 설치 전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작가 인터뷰, 그리고 개념 및 아이디어 스케치 등의 자료가 전시된다. 또한 선정작 외에도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다이아거날 써츠 Diagonal Thoughts (강소진, 김사라)’, ‘코어건축(유종수, 김빈)’, 그리고 ‘이용주 건축스튜디오(이용주)’ 등이 제안한 아이디어 드로잉, 이미지와 영상, 그리고 건축 모델 등도 함께 공개된다. 전시는 내년 5월 30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