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0.06 21:43
[도날드 로버트슨]
위트 넘치는 해석과 강렬한 표현으로
패션계와 아트씬 넘나드는 일러스트레이터
국내 첫 개인전 ‘Love, Donald’
11월 12일까지 롯데월드타워 에비뉴엘 아트홀

아트씬과 패션계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감각으로 ‘포스트 앤디워홀’로 불리는 도날드 로버트슨(Donald Robertson·58)은 특유의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세계 유명 패션·뷰티 브랜드를 접수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팝 아티스트다. 지금껏 카니예 웨스트, 칼 라거펠트, 비욘세 등 셀러브리티와의 협업은 물론, 미국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 명품 브랜드 ‘롤렉스’, ‘샤넬’과의 컬래버레이션도 그의 유명세에 한몫했다. 현재 뷰티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롯데백화점 비주얼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로버트슨은 판지, 과자 봉지 등을 재활용하거나, 호두 위에 ‘입생로랑’을 그리거나 ‘에르메스 버킨백’ 위에 낙서를 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스타일로 전 세계 아트러버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형형색색의 개퍼테이프를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거나 그 자체를 조형물로 삼아 테이프를 하나의 붓터치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단순히 시각적으로 화려한 것만은 아니다. 키치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화면 이면에는 시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 에이즈 퇴치를 위해 뷰티 브랜드 ‘맥’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시킨 ‘비바글램’ 시리즈, 2016년 미국 백화점 ‘블루밍데일즈’와 함께 진행한 유방암 캠페인이 그러하다.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로버트슨은 재치 있고 창의적인 작품을 소셜미디어에 자주 공유하며 전 세계 대중과 소통에 아주 적극적이다. 아이 다섯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의 조언에 따라 2013년부터 드로잉 작품을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당시 스마트폰도 쓰지 않던 그였지만, 시대의 변화 흐름을 재빨리 읽고 활동 무대를 온라인으로 확장했고 이를 계기로 글로벌한 스타작가로 자리 잡은 오늘날에 이르렀다.


도날드 로버트슨이 대표작 ‘패션 드로잉 시리즈’ 등을 들고 한국 관람객과 처음 마주했다. 국내 첫 개인전 ‘Love, Donald’에서 패션 드로잉과 입술 시리즈는 물론, 올해 팬데믹 등의 이슈를 담은 최신작 ‘마스크’를 포함해 60여점을 내걸었다. 여러 브랜드들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익숙했던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다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춤을 추는 듯 율동감이 느껴지는 패셔너블한 인물상, 화면을 가득 채운 선명한 네온 컬러는 수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로버트슨의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다.
“전시장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저를 태그해주세요!” 위트 있는 일러스트와 럭셔리 브랜드 패러디 작품으로 팔로워 22만명을 매혹시킨 인스타그램 스타 작가답게 가장 좋은 작품이 무엇인지 자신(@drawbertson)을 꼭 태그해 알려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11월 12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에비뉴엘 아트홀.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