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가을바람 불어오는 잔디밭에 누워 작품 감상해볼까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0.09.24 16:57

자넷 에힐만 대형 설치작,
앨리웨이 광교 광장에 들어서다
25~27일, ‘누워서 보는 전시’ 프로그램 운영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잔디밭에 누워 음악과 함께 거대한 설치작품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섬유를 이용해 유연하면서도 빛과 바람에 따라 일렁이는 대형 그물망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자넷 에힐만(Janet Echelman·54)의 <어스타임 코리아(Earthtime Korea)>가 복합쇼핑몰 ‘앨리웨이 광교’ 내 헬로그라운드 광장에 설치됐다. 
 
‘누워서 보는 전시’ 프로그램에서는 광교 호수공원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일렁이는 <어스타임 코리아>의 크고 작은 움직임과 빛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다. /앨리웨이 광교
 
이에 앨리웨이 광교는 ‘누워서 보는 전시’를 테마로 작품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달 2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운영한다. 특히 25일부터 27까지 3일간 전시 오픈을 기념해 물결치는 듯한 작품의 움직임과 어울리는 잔잔한 선율의 버스킹과 재즈 공연으로 꾸린다. 관람객 누구나 편히 누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소파가 광장에 마련된다.
 
에힐만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공예 기술과 첨단기술을 결합해 바람에 따라 부드럽게 움직이는 거대한 초경량 예술작품을 베이징, 보스턴, 뉴욕, 홍콩 등 세계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선보여 온 국제적인 작가다.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반응하는 맥락을 표현하기 위해 어부들이 사용하는 대형 그물망과 같이 얇고 가벼우면서도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의 신작 <어스타임 코리아>는 지구의 자전시간과 해수면 변동의 상호 연결성을 기록하는 과학 데이터 집합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인간과 자연을 아우르는 상호 연결성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위해 500여년 전의 한국 로프 제작 공예 기법 등을 참고해 수세기에 걸쳐 전승된 한국 장인들의 수작업 방식으로 작품을 만드는 등 한국 고유의 전통 문화를 작품에 반영했다. 옛 수공예 전통을 가장 현대적인 디지털화된 방법과 결합해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고자 한 것이다.
 
‘어스타임 코리아’ 설치 전경 /앨리웨이 광교
 
에힐만은 “지치기 쉬운 일상 속에서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며 명상이 필요한 순간에 시간과 바람, 날씨, 그리고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작품을 통해 감각적인 경험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어내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앨리웨이 광교는 팝아티스트 카우스의 대형 예술품인 클린 슬레이트(Clean Slate)를 비롯한 다양한 예술품이 곳곳에 마련돼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번 에힐만의 작품은 전시 프로그램 운영 이후에도 영구 설치돼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