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창원조각비엔날레, 언택트 대장정 개막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0.09.17 17:30

17일 온라인 선개막
조각비엔날레에 ‘비조각’ 내세운 다양한 작품 선봬

강주리&셴셴 루오作 볼 수 없지만 존재하는, 존재하지만 볼 수 없는 /창원조각비엔날레
 
코로나19 사태 속에 전 세계 비엔날레와 아트 페어 등 크고 작은 미술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 일정 변경 없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국내 비엔날레가 있어 눈길을 끈다.
 
2020창원조각비엔날레가 ‘비조각-가볍거나 유연하거나’를 주제로 17일 개막해 11월 1일까지 46일간 성산아트홀, 용지공원(포정사)에서 열린다. 다만, 현재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온라인을 통해 선개막했으며,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1단계로 격하될 시 비대면과 대면 전시를 병행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 현장에 오지 못하는 관람객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획형 콘텐츠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실제 전시장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할 전시장별 가상현실(VR) 서비스, 3차원 입체 형상의 작품이 대다수인 점을 고려한 360도 작품 개별 촬영, 총감독이 직접 설명해주는 전시 투어 영상 등으로 꾸며진다.
 
비엔날레 관계자 측은 "출품작의 준비 과정에서부터 작가 섭외, 오프라인 위주로 계획되었던 부대행사들의 온라인 전환 등은 말 그대로 ‘실험’의 연속이었다. 해외 작가 섭외 및 출품 과정에서 어느 때보다 세밀한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올해 비엔날레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34개국 86팀 94인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세바스찬 위커로스作 무제 /창원조각비엔날레
 
올해 행사는 ‘비조각-가볍거나 유연하거나’라는 주제 아래 4개의 전시로 구성된다. 첫 본전시는 용지공원(포정사)에서 펼쳐지는 야외 주제전이다. 조각의 전형적인 볼륨과 매스를 탈피하고 조각의 다양한 차원을 비조각의 담론으로 성찰, 실천하는 대형 야외 설치 조각을 선보이며 자연과 풍경 그리고 건축이 조화를 이룬 ‘비조각적 조각’을 순차적인 동선이 없는 네트워크형의 전시 공간으로 연출한다. 
 
두 번째 본전시는 성산아트홀 1, 2층에서 진행되며, 다양한 양상의 설치미술과 해체적 조각, 미디어 조각, 관객 참여형 조각을 선보인다. 7가지 스텝에 이르는 동선에 따른 ‘자연-환경-우주-인간-테크놀로지’로 이어지는 인간 문명의 거시적 내러티브와 ‘생로병사’의 미시적 내러티브로 전시 공간을 구성해 흥미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에스더 스토커作 무제 /창원조각비엔날레
 
특별전1은 1980년 자신의 작업을 ‘비조각’이라고 천명하며 비조각적인 실험 조각을 탐구했던 선구적인 한국 조각가 이승택의 회고전 성격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꾸려진다. 새끼줄, 밧줄, 어망 등 각종 비조각적인 오브제를 조각의 재료로 삼아 만들어낸 비조각적 실험을 선보이는 설치 작품과 아카이브 전시로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별전2는 경남, 부산, 울산, 서울 지역의 청년 기획팀을 대상으로 한 공모 끝에 최종 선정된 박소희 조수혜, 고은빈 3인의 협력 큐레이터가 같은 연령대의 아시아 청년 작가를 초대한 구성으로, 지역의 신진 기획자를 발굴, 육성하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다. 비디오 조각의 21세기형 버전인 미디어 조각이 지난 ‘비조각으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한다.
 
헨릭 스트롬버그作 버티칼 스토리 텔링 /창원조각비엔날레
 
2010년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올해 개최 10주년을 맞은 이번 행사는 코로나 팬데믹에도 개최되는 몇 안 되는 귀한 비엔날레다. 현장 개방 전까지는 비엔날레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전시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