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시대 통찰하는 미디어 작품전

  • 아트조선 김슬기 에디터

입력 : 2020.09.17 11:58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파도가 지나간 자리'

가브리엘 마스카로作 밀물과 썰물, 2012,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28분, 2012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11월 1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소장품 주제전 <파도가 지나간 자리>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2020년 미술관의 기관의제인 ‘수집’을 토대로 스페인의 한네프켄재단(설립자 한 네프켄)과 협업으로 이뤄졌다.
전시 타이틀은 호주 작가 M. L. 스테드먼의 장편소설 '바다 사이 등대'에서 가져온 것으로 바다를 관통하며 일어난 상업, 무역, 제국주의, 세계화 등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상징한다. 멀리서 보면 일직선으로 보이는 수평선처럼 단일한 역사로 보이지만, 육지와 만나는 지면에서 보면 들어오고 나가는 밀물과 썰물에 따라 그 모양이 계속 달라진다. 역동적인 바다의 힘으로 밀려오는 파도는 하얀 거품을 이루며 부서지기를 반복한 끝에 육지에 도달하는 오랜 시간의 흔적이다.
빌 비올라作 슬픔에 잠긴 남자, 비디오 설치(LCD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에 컬러 비디오, 커스텀 프레임), 19 1/2 x 15 x 6 1/2 인치, 2001
이번 전시는 현대성의 위기에서 의문시되고 있는 근대성의 주체를 다시 복귀시킨다. 이 세계에 살고 있고, 전진하게 했으며, 우리의 본질적인 삶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근대적 주체들의 열정과 상상력을 다시 한번 주목하는 데 전시 기획 목적이 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작가의 배경과 환경 등 작품에 내포된 다채로운 서사에 관람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전시 환경이  조성되었다. 또한 서울과 바르셀로나라는 서로 다른 지역의 두 기관이 협업으로 구성한 전시인 만큼 근대의 시간을 각자의 방법으로 관통해 온 역사적 긴장이 미디어아트를 통해 소개된다.
초기 근대화의 모습에서 세계화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전개되며 무진형제의 <오비탈 스퀘어즈(2020)>을 비롯해 권용주<연경, 2014/2020>, 박경근<청계천 메들리, 2010>, 김아영<돌아와요 부산항에-어느 도시 이야기 시리즈, 2012>, 송상희<엽서들, 2013>, 빌 비올라<슬픔에 잠긴 남자, 2001>, 쉬린 네샤트<투바, 2002>, 파비앵 리고베르<사건들, 2004>, 안리 살라<빨강 없는 1395일, 2011>, 다이애나 세이터<흰색은 색이다 1, 2, 2002>, 준 응우옌-하츠시바<호!호!호! 메리 크리스마스: 이젤 포인트의 전투 - 오키나와 기념 프로젝트, 2003>, 딘 큐레<식민지, 2017>, 가브리엘 마스카로<밀물과 썰물, 2012> 순으로 펼쳐진다. 
다이애나 세이터作 흰색은 색이다 1, 2,비디오 설치(DVD 2대, DVD플레이어 2대, 비디오 프로젝터 2대, 뉴트럴 덴시티 그레이 필름 젤, 형광등 및 기존 건축물), 2002
이번 전시에는 서울시립미술관과 한네프켄재단의 미디어 소장품 14점이 소개되고 작가 13명이 참여한다. 미술관과 재단은 전시에 앞서 2019년 <코리안 비디오아트 프로덕션 어워드 2019>(수상자 무진형제)를 공동 기획했고 이를 계기로 양 기관의 미디어 소장품을 선보이게 됐다.
현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잠정휴관 중이며, 이 기간에는 서울시립미술관 SNS채널에서 ‘#SeMA_Link’(세마링크)‘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관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