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9.14 17:19
[샌정]
동양 감수성에 유럽 형식미 어우러진 추상 작업
개인전 ‘Touching Stardust’, 10월 16일까지 노블레스컬렉션

“생각의 궤도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세계를, 흐릿하게 관조의 중심축으로 자리한 형상들을 추상적 노스탤지어와 멜랑콜리아로 표현한 것이랄까요.”
이 난해한 설명을 비록 이해하지 못한들 괜찮다고 샌정(Sen Chung·57)은 말한다. 그가 추구해온 회화는 똑떨어지는 논리적인 문장으로 명확히 짚어낼 수 있기보단, 일종의 정취를 전달하는 데에 그 의미와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꼭 언어로써 이해하지 않더라도 그의 화면을 마주하면 보일 듯 말 듯 한 궤도의 환시가 부유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관람객의 시선은 흐릿한 궤도를 따라 시선을 움직이다 캔버스 평면에 잠시 머문 뒤, 마치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처럼 화면 너머로 확장돼 끌려들어 간다.
이 난해한 설명을 비록 이해하지 못한들 괜찮다고 샌정(Sen Chung·57)은 말한다. 그가 추구해온 회화는 똑떨어지는 논리적인 문장으로 명확히 짚어낼 수 있기보단, 일종의 정취를 전달하는 데에 그 의미와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꼭 언어로써 이해하지 않더라도 그의 화면을 마주하면 보일 듯 말 듯 한 궤도의 환시가 부유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관람객의 시선은 흐릿한 궤도를 따라 시선을 움직이다 캔버스 평면에 잠시 머문 뒤, 마치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처럼 화면 너머로 확장돼 끌려들어 간다.

그는 유화물감을 칠하고 마르기 전에 닦아내는 기법을 통해 캔버스의 흰 바탕색이 그대로 비쳐 보이도록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데, 이렇게 완성한 무채색 배경 위에 최소한의 색만 사용해 추상적 화면을 완성한다. 동양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유럽의 형식미를 결합한 그의 작품에선 바람과도 같이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힘이 느껴진다.
실제로 붓을 잡는 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화면을 관조하는 데에 할애해 작업을 이어간다고 그는 말한다. 이는 작가 스스로 화면 속에서 의미 있는 형상의 궤도를 발견하고자 하는 수행인 셈인데, 이러한 과정은 광활한 밤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외로운 목동의 삶과도 일견 닮은 듯하다.

독일 뒤셀도르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작가 샌정(Sen Chung)의 개인전 ‘Touching Stardust’가 서울 강남구 선릉로 노블레스컬렉션에서 10월 16일까지 열린다. 1980년대에 이불, 최정화 등과 함께 그룹 ‘뮤지엄’에서 활동한 샌정은 1995년 독일로 이주해 긴 호흡으로 추상회화 작업에 몰두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벨기에, 독일, 영국, 미국 등 국내외에서 전시 활동을 펼치는 국제적인 작가다. 이번 전시 타이틀에서 암시하듯 불멸의 흔적을 뜻하는 ‘Stardust’에 닿고자 갈망하는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자리다. 지난 3월 OCI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 이후 반년 만에 상업 화랑에서 마련된 신작 전시로, 최근작 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