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걱정 없는 자연미술 여행 떠나볼까…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개막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0.08.28 19:42

숲속 공원에서 펼쳐지는 자연미술과 현대미술의 만남
‘新섞기시대: 또 다른 조우’
11월 30일까지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코로나19의 ‘세컨드 웨이브’에 예정됐던 크고 작은 미술계 행사들이 취소되고 연기되는 가운데, 마음 놓고 관람할 수 있는 ‘2020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29일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 개막한다. 확 트인 야외 공원에서 열리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연스레 이뤄지는 덕분에 사전예약 없이 현장 관람이 가능하다.
 
이이남作 고흐-신-인류를 만나다 /한국자연미술가협회
고요한作 솔곰 /한국자연미술가협회
 
‘자연미술’로 특성화된 세계 유일의 자연미술 비엔날레인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올해 행사는 ‘新섞기시대: 또 다른 조우’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인간이 자연과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상생하며 최초의 생산활동을 시작했던 신석기시대를 상상하며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꾸려진다. 화이트큐브로 대변되는 미술관과 갤러리를 벗어나, 자연과의 상생을 추구하는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자연미술은 자연이 미술 표현의 대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연 자체가 미술 안에서 직접 작용하는 새로운 방식의 미술로, 현장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미리 완성된 작품이 운송되는 기존 비엔날레와는 달리,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한다. 작가가 직접 전시 장소를 정하고, 야외의 가변적인 상황에 따라 미리 구상한 내용을 수정하기도 하며 자연물을 활용해 현장에서 작업을 이어간다.
 
또한 작품 대부분은 반영구적으로 현장에 보존되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품이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이번 비엔날레 출품작들은 공주시와 함께 개발한 연미산자연미술공원, 금강싼신공원, 금강신관공원에 상설 전시돼 문화적 휴식처를 위한 예술적 자산이 될 예정이다. 
 
김우진作 Horse(Utopia) /한국자연미술가협회
 
본전시인 ‘신섞기시대’는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야외 전시장을 중심으로, 일부는 금강자연미술센터 내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총 6개국 26팀의 작가들이 참여해 자연을 동시대의 담론과 신선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현대미술 작품이 어우러진다. 전시 타이틀처럼 자연미술과 컨템포러리 아트가 ‘섞여’ 더욱 새롭게 확장된 독특한 작품으로 꾸며진다.
 
이 밖에 공원 전시장 한 편에서는 상설작품전이 진행된다. 지난 2018년 비엔날레 전시 ‘숲속의 은신처’에서 선보였던 셸터(Shelter) 작품,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고마나루 설화를 배경으로 한 곰 작품 등 80여 점이 설치된다. 아름다운 숲속 경관과 함께 감상할 수 있고 특히 셸터 시리즈는 직접 체험 가능한 작품이라 가족 단위 관람객이 즐기기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된 130여 편의 작품이 공원 내 모니터에서 상영돼 볼거리를 더한다.
 
김데몬(홍순명, 오정현)作 운석 /한국자연미술가협회
 
국제협력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연미술이 매년 세계 각지로 이동하며 전 세계 작가와 교류하고 탐사하는 ‘글로벌 노마딕 아트 프로젝트’의 전시도 9월 중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프로젝트는 프랑스 크랜베리협회(Cranberry Association), 몽골 뉴센추리예술협회(New Century Art Association)와의 협력으로 진행됐으며, 그 결과물이 전시될 예정이다. 
 
임수미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총감독은 “신석기시대는 자연을 단순한 소비 대상이 아닌 생산활동의 중요한 대상으로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군집 생활을 통한 정치와 ‘문화’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한 시기다. 즉, 인간 본연의 특성인 사고능력을 바탕으로 ‘호모사피엔스’로서 인류 혁명적인 시대로의 이동이 있었던 때”라고 설명하며, “이번 전시는 자연미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비엔날레의 ‘신석기시대’와 같이 자연미술이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엔날레는 8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충남 공주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 열린다.
 
레퓌작(올리비에 위에, 마그릿 노이엔도르프)作 계절이여, 잘가! /한국자연미술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