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8.04 17:24
개인전 ‘BLUELESS’, 9월 13일까지 갤러리요호

“망망대해 위 끝없이 드리워진 바다를 보다 보면 눈이 시리도록 푸르다가도 어느 순간 아득한 화이트만 남는 색의 변화를 경험할 때가 있다. 블루가 더 이상 블루가 아니게 되는 순간, 그 지점에 남겨진 무언가를 들여다본다.”
청색을 바라보고 있자면 자유로워지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처연해지는 감상을 자아내니, 양면적이면서 수수께끼 같은 색이 아닐 수 없다. 김태중(45)의 청색은 여기에 투명함과 절제가 더해져 있다. 그의 화면이 화려하지만 일견 정제되고 가라앉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유다. 끊김 없이 그려내는 무한한 선(線)은 굵기에 변주는 있으나 색깔만은 언제나 청색이다.

비가 내리면 땅에서 싹이 트고 자라나 숲을 이루고, 숲이 구름을 만들어 다시 비가 내리는 자연의 순환과도 같이 김태중 드로잉의 선 역시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다. 그의 작품이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 어딘가에 위치하듯이 작가 스스로도 의도와 즉흥 사이에서 작업의 동기를 찾는다고 설명한다.
김태중 개인전 ‘BLUELESS’가 9월 13일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로 갤러리요호에서 열린다. 기존 형형색색의 작품과 더불어 블루 컬러의 연작을 모아 내걸었다. 무한한 상상력의 근원은 원시적인 드로잉에서 비롯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김태중은 윈시미술과 현대미술의 접목을 시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많은 모티브가 어우러져 끊임없이 증식되는 밀도 있는 드로잉을 감상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