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6.09 17:28
디뮤지엄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展
소리·빛·공간 결합된 대규모 전시… “보다 확장된 경험 선사”

팟캐스트, 음악 스트리밍, ASMR 등의 오디오 콘텐츠와 이를 듣고 즐기는 행위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각광 받는 시대다. 청각을 통해 정보를 더욱 풍부하게 인식하며 심리적 안정과 그에 따른 감정을 빠르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뮤지엄은 이러한 소리의 특성을 활용해 전시장 전체를 거대한 사운드 큐브로 탈바꿈했다. 듣는 경험과 보는 것을 통해 감성을 확장하는 새로운 장르의 공감각적 기획전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을 12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세계적인 작가 13팀의 사운드 설치, 관객주도형 퍼포먼스, 인터렉티브 라이트 아트, 비주얼 뮤직 등 듣고 보는 경험과 소리, 빛, 공간이 결합된 작품 22점으로 꾸려진다. 관객은 이러한 작품을 눈, 귀, 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각자에게 전달되는 신체와 감정적 자극을 실감할 수 있다.

전시는 총 3개 층에 걸친 13개의 독립된 공간에서 11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는 등 디뮤지엄 개관 이래 최대 규모다. M1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객은 차분한 빛으로 채워진 공간에서 수백 개의 작은 스피커들을 통해 송출되는 세밀하고 맑은 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게 되는 로빈 미나드의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을 만나게 된다. 이후 간단한 지시문을 수행하며 소리 감각을 깨우는 다비드 헬비히의 관객주도형 퍼포먼스의 주인공으로 분했다가 몽환적인 목소리로 듣는 이의 고유한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크리스틴 오펜하임의 보컬 설치를 경험한다. 이어지는 Lab212의 인터랙티브 사운드 아트를 통해 자신의 손끝으로 아름다운 빛과 화음의 세계를 열어 보고, 사운드메이킹의 비하인드신과 함께 구성된 박보나의 멀티채널 영상작품을 듣고 감상할 수 있다.


M2 전시장에서는 소리, 빛, 신체와 그림자의 상호작용을 느끼게 하는 키네틱 사운드 인스톨레이션과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침묵의 공간 안에서 조명의 빛에 따라 색의 리듬을 인식해보는 도론 사제의 장소 특정적 설치가 관객을 맞이한다. 아울러, 섬광처럼 빛나는 레이저의 움직임과 사운드가 생성하는 무한한 공간으로 관람자를 이끄는 로버트 헨케의 대형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를 지나, 1940년대부터 애니메이션과 음악이 결합된 시청각 작업으로 오늘날 MTV 뮤직비디오의 초석이 된 비주얼 뮤직의 선구자 메리 엘렌 뷰트, 줄스 엥겔, 조던 벨슨의 대표작을 감상하게 된다. 뒤이어 작품 속에서 쏟아지는 소리의 울림을 맞으며 다른 차원의 시공간을 거닐 수 있는 MONOM의 몰입형 4D사운드 설치 공간이 준비돼 있다.

전시장 외부 공간 3층에는 전시 참여 작가들의 화사하고 서정적인 작품이 내걸린다. 비주얼 뮤직의 역사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지는 오스카 피싱거의 대표작과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곡을 담은 조던 벨슨의 작품, 그리고 아름다운 조명에 동화적인 터치를 더한 바스쿠와 클루그의 인터랙티브 라이트 사운드 조각은 또 다른 볼거리다.
소리를 귀로만 듣는 것을 넘어 지각적, 정서적으로 떠오른 감정과 기억을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온라인 사전 시간 예약을 통해서만 관람할 수 있으며, 예약은 네이버 예약 사이트와 디뮤지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