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4.14 16:02
광주비엔날레,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 개최
‘MaytoDay’展, 5·18 동시대성 다뤄…
한국, 대만, 독일 등 5월부터 국내외 순차적으로 열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가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한 다국적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MaytoDay(메이투데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은 올해 5월 출발하여 오는 8월 광주를 거쳐 내년 5월 베니스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으로 공개된다.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는 2020년을 맞아 지난 시간동안 축적돼온 기억들을 꺼내어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조명하고자 하는 시도로, 5·18의 정신을 다시 발굴하고 동시대의 다양한 미학적, 역사적 관점으로 재해석해 이전까지 다뤄지지 않았던 새로운 5·18을 탐색, 전 세계로 확장되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됨으로써,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선명한 상처와 흔적을 남긴 5·18로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국가에서 공존해오고 또 동시대가 공유하고 있는 관점들을 예술의 시각을 통해 제시한다.

오는 5월에서 6월 말에 걸쳐, 한국, 대만, 독일, 3개국 3개 도시에서 4개의 전시가 순차적으로 열린다. 먼저 대만의 타이베이(5월 1일)에서 첫 번째 전시가 열리며, 5월 16일에는 서울의 도시건축전시관과 아트선재센터 두 곳에서 전시가 각각 열린다. 당초 4월 초에 개최를 준비하고 있던 독일의 쾰른 전시는 유럽 내 코로나 감염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일정을 재조정해 6월 말 개최하는 것으로 준비 중에 있다.
이후, 각 전시들이 함의하고 있는 서사들은 올해 8월 광주에서 하나의 전시로 재편돼 거시적인 맥락이 아닌 아시아 국가들의 역사적, 정치적, 예술적 접점에 주목하게 될 예정이다. 같은 시기에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전시가 열려, 민주주의 정신의 예술적 실천들을 펼쳐 보인다. 2021년 5월, 전시는 다시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베니스에서 열려 세계를 무대로 확장될 계획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고 변태의 과정을 거치게 될 이번 특별전은 광주민주화운동에서 태동한 광주정신이 어떻게 동시대 문맥 안에서 적용되고 나아가 새로운 접점과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은 5월 16일부터 6월 14일까지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아트선재센터에서 각각에 2개의 전시가 동시에 열린다. 2004년 제3회 베를린비엔날레의 예술감독과 제11회 카셀 도큐멘타(2001~2002)에서 지난 해 타계한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와 공동 큐레이터로 활동한 바 있는 우테 메타 바우어(Ute Meta Bauer)가 서울아트선재에서 ‘민주주의 봄(Spring of Democracy)’를 주제로 전시를 선보인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현대미술센터의 창립이사이자 교수로 재직 중인 그녀는 김준태 시인의 글에서 영감을 받아, ‘민주주의의 봄’이라는 주제의 전시를 통해 아시아 최초의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에서 발표된 주요 작품들을 재조명하고, 민중미술과 아카이브 자료들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강연균, 오형근, 임민욱 작가를 비롯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전시는 ‘오월의 마중’을 주제로 개최된다. 이는 지난시간 동안 쌓여온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따뜻한 시선으로 ‘마중하고’ 공감의 장이 형성되기를 기대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 이로써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반추하는 5월이 아닌, 미처 알지 못했던 광주 민주화운동의 안팎을 전시를 통해 새롭게 마주하는 5월로 재탄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보다 확장된 역사적, 예술적 맥락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조명하며 한국의 정치와 미술이 가장 뜨겁게 저항하며 조우했던 1980년대와 그 이후의 한국 민중미술 목판화를 조망하는 ‘목판화 섹션’을 소개한다.
김진하 나무갤러리 관장에 의해 기획되는 이 섹션은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동시대의 혁명적 시각 기제이자 핵심적 미디어로 작동했던 목판화를 중심으로 격동기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광주,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상호 교류되며 제작되었던 목판화와 출판물, 그리고 그 영향력을 살펴봄으로써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소개되지 않았던 다수의 작업과 민주화운동의 면면들을 최초로 공개한다. 이와 함께, 다수의 광주지역 작가들이 참여, 5·18민주화운동에서 비롯된 다양한 예술적 시선들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일부 작가의 경우 민주화운동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신작을 준비 중이며, 이는 전시의 의미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구심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이번 메이투데이 전시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다룰 예정이다”라고 전하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전시장 방문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하여 온라인으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