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색감으로 구현한 공감각적 금강산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0.03.30 18:03

김영헌展, 4월 3일부터 홍콩 솔루나파인아트

김영헌 개인전 ‘Diamond Mountain – Electronic Nostalgia’가 4월 3일부터 6월 6일까지 홍콩 셩완에 위치한 솔루나 파인아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10여 년간 이어온 연작 ‘Electronic Nostalgia’을 포함해 한국적 색을 배경으로 디지털 시대의 공감각적 경험을 투영한 생생한 색채 유화 8점이 내걸린다. 
김영헌은 한국 전통 회화 기법인 ‘혁필’을 다루는데 이는 가죽 붓에 색색의 물감을 혼합한 후 빠른 획으로 그려내는 기법이다.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다색의 줄무늬는 한 번의 연속적인 붓놀림으로 만들어지고 물감은 서로 엉키고 녹으며 잉크가 흘러내리는 듯한 모습으로 캔버스에 스민다.
P1929-Electronic Nostalgia_Diamound Mountain, 184x184cm, Oil on Linen, 2019 /솔루나파인아트
그의 작품에서 ‘Electronic(전기)’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의 에너지를 상징한다. 마치 그의 작품 속의 파스텔 색조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삶의 활력을 느끼도록 전기처럼 자극하는 듯하다. 반면 ‘Nostalgia(향수)’는 디지털 기술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경험한 화가로서의 배경과 상통한다. 디지털 혁명 전의 감성을 느끼는 작가는 한국 회화사의 고전적인 색감에 현대적인 네온 핑크와 그린 색감을 접목시켜 그때의 추억과 향수를 표현한다. ‘Electronic Nostalgia’ 연작을 통해 작가는 선구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시각화하고 인식을 바탕으로 주변 환경을 수정해 시각적 경험의 측면을 재현하는 능력으로, ‘새로운 시각적 지성’을 관객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전시 타이틀 ‘Diamond Mountain’은 작가의 대표작품명에서 따왔다. ‘Diamond Mountain’은 한반도에서 가장 그림 같은 산 중 하나이자 불교 세계관에서 가장 끝에 있는 산의 이름이기도 한 금강산이다. 금강경(Diamond Sūtra)은 불교 경전으로 정신의 해방이 곧 영적 깨달음의 길임을 강조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돌인 다이아몬드를 비유로 해 견고한 지혜를 뜻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Diamond Mountain – Electronic Nostalgia’ 시리즈에서 작가의 예술적 여정에 대한 구상과 상상을 관객과 공유하고 한국 문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모티브 중 하나인 금강산을 바탕으로 작품과의 교감을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