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ahere 화가의 자화상 >展

  • 아트조선 김슬기 에디터

입력 : 2020.01.20 18:01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20.1.15 - 20.2.23)

■전시정보

전 시 명 : Trahere 화가의 자화상
전시기간 : 2020년 1월 15일(수) ~ 2020년 2월 23일(일)
전시장소 :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주소: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어울림로 33)
참여작가 : 서용선, 유근택, 최진욱





서용선, 자화상, 캔버스에 아크릴, 480x748.5cm, 2017

■전시소개


초상화(portrait)의 어원인 라틴어 portrahere의 trahere는 ‘끌다, ‘끄집어 내다’, ‘이끌어 내다’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재현의 대상으로 삼아 그리는 자화상은 자신의 초상을 그리는 것을 넘어 자신을 발견하고 내면의 모습을 끌어내는 것이다. 또한 자화상은 작가 개인의 얼굴이지만, 동시에 동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얼굴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 전시는 서용선, 유근택, 최진욱 세 명의 화가들의 자화상에 반영된 동시대 현대인들이 당면하고 겪는 존재론적인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전시내용


화가의 자화상은 미술사의 오랜 연구 주제 중 하나이며 많은 화가들이 자신의 자화상을 남겼다. 서양미술에서 초기 자화상은 종교화나 역사화 등을 제작하는 전문 화가의 서명 혹은 증인의 역할을 했다. 그리고 점차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의 자의식이 발달하면서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자 했으며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거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자화상을 그렸다. 화가들이 자화상을 그린 이유로 단순히 모델을 구할 수가 없어서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고도 한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화가는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현실을 투영하게 된다. 따라서 자화상은 그것을 그린 화가에 대한 정신분석학적인 해석은 물론이고 당대의 예술가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사회 현상까지 두루 읽어낼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

이 전시에 초대된 서용선, 유근택, 최진욱은 꾸준히 자화상을 제작하고 화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작업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최진욱의 <그림의 시작>(1990)에서 시작된 ‘작업실 그림’은 자신의 삶의 현장인 작업실과 작업실 거울에 비친 작업하는 자신의 모습, 즉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서 자신을 주제로 삼는다. 마찬가지로 서용선은 5미터에 달하는 대형작품 <자화상>(2017)에서 커다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다리에 매달리고 비계를 설치해 작업하는 자신의 모습을 나열, 중첩해서 그려 넣었다. 한편 유근택은 신작 <끝에 서 있는>(2018)을 통해 자신이 언급한 “항상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절벽 끝에 서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화가에게 있어서 자기 자신을 그린다는 행위는 어쩌면 거의 유일한 현존을 바라보는 일일 것이다.”라고 화가로서 삶의 고통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신을 재현의 대상으로 삼아 그리는 자화상은 자신의 초상을 그리는 것을 넘어 자신을 발견하고 내면의 모습을 끌어내는 것이다. 자화상은 화가 개인의 얼굴이지만, 동시에 동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얼굴을 대변하기도 한다.
유근택, 끝에 서 있는, 한지에 먹, 호분, 템페라, 148x162cm,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