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1.20 17:15
서예 바라보는 3人 3色의 색다른 시선

서예를 잘 몰라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서예, 그 새로운 탄생’전(展)이 내달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48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기획 공모를 통해 선정된 3명의 작가가 각자 팀을 꾸려 각기 다른 시선으로 서예를 바라본다. 전통 서예부터 미디어 아트, 그라피티, 캘리그래피에 이르기까지 서(書)를 중심으로 한 예술의 확장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논의하고, 전통을 지키면서도 미래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서예의 방향에 대한 젊은 작가들의 치열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이종암 기획자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은 서(書)의 기원으로 볼 수 있는 갑골문에서 시작해 서예가 예술화된 명나라와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전해 온 서체에 집중한다. 한국 서예를 대표하는 18명의 청년 작가가 서예의 역사에서 핵심적인 서체를 임서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조하는 작업을 선보여, 전통 서예의 기본으로 돌아가 선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한다.

‘빛과 여백’은 평면 작품이 주를 이루던 틀에서 벗어난 서예를 보여준다. 활자를 비롯한 붓과 먹의 매력을 영상과 설치 작업을 통해 시각화해 관객으로 하여금 획의 예술과 공간의 여백, 글씨의 빛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서예가와 영상 작가의 만남은 기존의 전통에서 한 발 나아가 글씨를 새롭게 보여주고, 한문이 아닌 오로지 한글에만 집중해 관객이 보기 쉬운 서예를 추구한다. 이완 기획자는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서예를 관객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 이번 전시의 큰 목표 중 하나”라며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책상에서 걸어 나온 무법(無法)의 서예(書藝)’는 기존 서예와는 다른 모습의 새로운 예술을 선보인다. 거리로 나가 캘리그래피로 낙서를 하는 ‘캘리그라피티’를 선보이고 카메라를 통해 몸으로 글씨를 만들어 낸다. 붓을 떠난 글씨는 새로운 형태를 이루고 읽는 서예에서 보는 서예로 관객을 안내한다. 성국모 기획자는 “서예는 현대에 들어서도 새로운 시도나 자유로운 발상이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서예를 기반으로 한 예술이 확장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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