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가 무서워 도망친 남자, 그에게 무슨 일이?

  • 아트조선 송지운 기자

입력 : 2019.11.18 15:21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비둘기’ 무대 위로
자본주의 사회 속 되새기는 인간관계의 중요성

/경기문화재단
 
‘콘트라베이스’로 세계 문단에서 극찬을 받고 ‘향수’로 전 세계 독자에게 인정받은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비둘기’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연극을 오는 23일과 24일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 멀티벙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청년공연단체 융복합 공연 지원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극단 ‘나비플러스’가 기획했다.
 
원작은 주인공 ‘조나단 노엘’의 일상 속에 불청객처럼 나타난 비둘기를 통해 인간이 내면에 갖고 있는 두려움과 공포를 이야기한다. 노엘은 어린 시절 받은 상처로 인해 성인이 된 후에도 사람과의 관계를 기피해 고립된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을 만큼 두려워하는 비둘기가 그의 방 앞에 나타나고, 이후 24시간 동안 노엘에게 엄청난 일들이 발생한다.
 
누구나 자기 자신만의 ‘비둘기’를 안고 살아간다. 소유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잃어버릴 것과 빼앗길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늘 불안하기 때문이다. 극은 갑작스러운 비둘기의 등장을 계기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노엘의 단절된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단절된 삶으로부터의 일탈을 버거워하는 그의 모습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현대인의 삶을 연상한다. 처음으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노엘의 고통과 고초를 통해 그가 서서히 삶의 자유를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원작을 각색하고 이번 공연을 연출한 극단 나비플러스의 김정이 연출가는 “단절된 삶이 편할 것 같지만 자신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신은 죽어 간다. 인간은 상처를 이겨내려는 의지를 갖는 순간부터 소통의 방법을 배운다.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