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18 18:29
“전시장 두 곳서 동시 개최하는 건 최초”
11월 8일까지 펄램 갤러리 페더·에이치퀸즈
재미 화가 곽훈(78)이 최신작 <할라이트(Halaayt)> <팔림세스트(Palimpsest)>를 들고 홍콩 펄램 갤러리(Pearl Lam Galleries)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리만머핀, 페이스, 데이비드 즈워너 등 전 세계 메이저 화랑이 밀집한 페더빌딩과 에이치퀸즈(H Queen’s)에 위치해 있는 펄램 갤러리 두 곳에서 동시 개최된다. 최근 작업을 포함해 1980년대 드로잉, 199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설치 등 30여 점을 내건 미술관급 대규모 전시다. 펄램이 홍콩 전시장 두 곳에서 한 작가의 개인전을 동시 진행하는 것은 최초다. 펄램 대표는 올해에만 경기 이천에 위치한 곽 화백의 작업실을 두 차례 방문했으며, 지난 3월 열린 뉴욕 아모리쇼와 아트바젤 홍콩에 연이어 곽훈의 작품을 들고 나가 호응을 얻었다. 이번 출품작 또한 펄램 대표가 직접 골라간 것으로, <할라이트>와 <팔림세스트> 시리즈가 주를 이룬다.


2005년 홍콩 부동산 재벌 린바이신 회장의 딸이자, 사교계의 여왕으로 불리는 펄램 대표가 설립한 펄램 갤러리는 현대미술전문 화랑으로서 현재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에서 전시장을 운영하며 아시아 미술의 독자성과 우수함을 국제 미술시장에 전파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 작가에 관심이 많아 지금까지 김창열, 전광영 등을 미국, 유럽 등지에 소개해 세계 메이저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이들의 개인전을 성사시키는 데 기여했다.
곽 화백은 김구림, 김차섭 등과 함께 A.G.(Avant-Garde)를 창립, 실험주의 미술 운동을 전개하다가 1975년 도미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로스앤젤리스, 시카고, 뉴욕 등지에서 선불교, 동양철학, 불교 등에 영향을 받은 아시아적 정체성을 표현주의적 회화와 실험적인 설치작품으로 선보이며 미국 미술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1995년에는 김인겸, 전수천, 윤형근과 함께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관 작가로 참가했으며, 대구미술관(2012), 중국 북경미술관(2005), 북경 롱바오자이미술관(2000), 금호미술관(2000, 1998), 국립현대미술관(2000, 1992) 등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이번 전시는 홍콩의 혼란한 정세와는 별개로 아트허브로서의 입지는 앞으로도 공고할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해준다. 곽 화백의 작품을 관리하고 있는 이지원 피앤씨갤러리 대표는 “전 세계 주요 화랑이 입점해 있는 아트허브 홍콩의 향방이 걸린 현 시즌의 대표 전시다. 이미 개막 전부터 곽훈 화백에 관한 프로그램, 인터뷰가 뉴스에 소개될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6일 진행된 소더비 홍콩 경매에서 일본작가 요시토모 나라와 중국작가 산유가 각각 259억, 252억 최고 경매가로 낙찰되면서 홍콩 아트씬이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했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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