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18 18:26
20주년 맞아 역대 최대 규모… 청주 전역 8개 전시관 구성
미국, 독일, 인도 등 23개국 203개 팀 1500여 점 출품

지난 8일 개막한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일주일 만에 순수 입장객 8만 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전시 공간에 시나리오를 녹여 몽유도원을 표현해 전문가와 관람객으로부터 호평과 찬사를 받고 있다. 1999년 세계 최초 공예 분야 비엔날레로 닻을 올려 20주년을 맞이한 이번 행사는 11월 17일까지 진행된다.
안재영 예술 감독은 “공예를 기능과 기술적인 잣대로만 바라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이번 공예비엔날레에서는 시간과 정신을 결합한 공예의 이상향을 선보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이상향은 아름답고 독창적인 공예품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고 행복감이 커지는 세상을 의미한다. 주제를 ‘미래와 꿈의 공에, 몽유도원이 펼쳐지다’로 정한 것에 대해 그는 “공예의 미래상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고민하다가 안견이 안평대군의 꿈을 그린 ‘몽유도원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각박하고 삭막한 현실에 사는 현대인에게 즐거움만 가득한 꿈의 세계를 선물하고 싶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몽유도원도 같은 환상의 공예 세계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스웨덴, 독일, 인도, 프랑스 등 23개국 203개 팀이 참가해 비엔날레 주제에 맞게 공예의 가치와 지향점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인다. 2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전시 공간을 청주 전역으로 확대했다. 문화제조창C를 비롯해 정북동 토성(사적 제415호), 율량동 고가, 청주향교 등 청주의 가치가 스며있는 8개 역사문화 공간에 전시관을 꾸려 5개 기획전과 3개 특별전을 구성했다. 영화처럼 ‘몽유도원’이라는 시나리오를 담아 각 전시 공간에 ‘몽상가들’ ‘무심기행’ 등 주제에 어울리는 소제목을 달았고, 전시장 곳곳에는 물고기 도자, 섬유 구름 등 몽유도원을 연상하는 작품과 소품도 배치됐다.

세계 공예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망하는 초대국가관에는 덴마크, 중국, 헝가리 등 13개국 작가가 참여하며, 중국관에서는 웨민쥔과 팡리쥔의 대표작이 전시된다.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뽑는 국제공예공모전의 최종 수상작 11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폐막식에서는 가장 뛰어난 작품을 뽑아 ‘황금 플라타너스 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안 감독은 “아름다움과 위로, 공감 같은 공예의 가치가 몽유도원처럼 펼쳐질 청주에서 가을을 함께 산책하듯 거닐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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