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04 17:00
실비 잉젠베어, 국내 첫 개인전 가져

프랑스 도예 작가 실비 잉젠베어(Sylvie Enjalbert)가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을 가진다. 도자기는 작가의 세심한 손길을 통해 만들어진다. 작품 바깥을 연마하는 동안 안쪽에는 엄지손가락이 자그마한 파도와 같은 흔적을 남긴다. 점토를 가늘게 만들어 감아 쌓는 코일링을 마친 후에도 주둥이를 자르지 않아 작가의 손길이 그대로 드러난다. 작은 손잡이가 달린 간소한 형태의 도자기는 조심스레 빚어진 곡선을 통해 빛을 발하고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푸른빛이 도는 검정이나 금빛의 갈색, 황토색을 띠는 작품들은 모두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프랑스 남서부에서 작업하는 작가의 작품은 독창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꼼꼼한 작업을 통해 만들어낸 단순하고 자명한 형태는 익숙한 동시에 어디에도 뿌리를 두지 않는다. 거칠고 투박한 표면을 갖고 있지만, 색은 차분하고 고요해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여운을 준다. 작가는 쓰임새 있는 도자기를 만들고자 애쓰지 않는다. 바닥과 전시대에 설치된 작품은 그릇과 조각품의 경계를 흐려 도자기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든다. 작가의 신작 24점이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26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LVS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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