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01 10:07
챕터투 (09. 20 - 11. 02)
■전시정보
전시제목 : 파쇄기(Record of Destruction)
전시기간 : 2019. 09. 20 - 11. 02
전시장소 : 챕터투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27길 54

■전시소개
챕터투는 11월 2일까지 배윤환의 ‘파쇄기(Record of Destruction)'를 개최한다. 작가는 떠도는 이야기, 괴담, 정치사건, 드라마, 뉴스, 인터넷, 스팸 문자 등 대중매체를 소재로 사회 현상에 관해 메시지를 던진다. 빽빽한 이미지와 다양한 사건이 중첩된 대형 캔버스 작업과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영상 작업은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기보다는, 사회정치적 환경을 지배하는 여러 담론을 표출한다.

■전시내용
작가는 파쇄기라는 단어에 우리가 알고 있는 분쇄기가 아닌 파쇄의 과정과 그 기록이라는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전시장 중앙의 모니터에서 상영되는 인형극은 작가의 의도를 서사적으로 드러낸다. 여러 물체를 한데 모아 작업하는 아상블라주(assemblage) 기법으로 제작된 인형들은 파쇄 전문 회사에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을 내용으로 하는 영상 속 직원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업무에 집중하기보다는 휴가 계획서, 사직서, 이혼 서류 등 개인적인 문서를 어렵게 보고하거나 주저하다가 파쇄해 버리는데, 이 과정에서 인간관계나 사회에서 위계가 작용하는 방식은 은연중에 드러나며 희화화된다.
파쇄는 정보의 위계와도 긴밀히 연결된다.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은 한 조직의 상부층에만 허락돼 계층 내 권력과 임금의 쏠림으로 이어지는데, 파쇄는 집단 내 시스템에 반하는 정보 접근을 원천적으로 방지해 위계를 유지한다. 영상 말미에 파쇄된 문서들이 SF 영화 속 괴수의 탄생을 연상시키듯 요동치며 뭉쳐지는 모습은 숨겨진 정보들은 파쇄 후에도 원래 품고 있던 기밀과 꿍꿍이가 서려 있어 다른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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