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서 변화와 재생 꿈꾸는 ‘바다미술제’ 개막

  • 윤다함 기자

입력 : 2019.09.30 17:42

자연과 생태 조명하는 공공예술품,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서 선봬

이승수作 <어디로 가야하는가>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바다미술제가 ‘상심의 바다’를 주제로 28일 개막, 10월 27일까지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린다. ‘상처의 바다’, ‘변화의 바다’, ‘재생의 바다’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12개국 출신 작가 35명이 작품 21점을 내보인다. 아름답게만 보이는 바다 이면에 존재하는 여러 요소를 수면위로 꺼내어 다대포해수욕장과 해변공원, 다대 쓰레기소각장에 펼쳐놓는다. 이를 통해 관객은 상처에서 시작해 변화와 재생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이번 주제는 연인과의 이별에서 비롯된 상실감을 표현한 돈 깁슨의 노래 ‘Sea of Heartbreak(상심의 바다)’에서 착안한 것으로 바다를 자연환경, 생태, 삶의 터전 등 다층적 의미를 가진 공간으로 상정하고, 환경오염을 비롯한 동시대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쟁점들을 예술의 언어로 풀어내고자 함이다. 바다미술제가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것은 2015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본연의 장소성에 주목한다. 참가 작가들은 작품 구상단계부터 현장을 직접 방문해 ‘상심의 바다’라는 주제가 함의하는 지점과 넓은 백사장과 조수간만, 강과 바다가 만나 생성되는 풍광 등 다대포해수욕장의 자연적인 요소를 작품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특히 작품을 구성하는 재료, 혹은 구성 요소가 많이 투입된 신작이 다수 출품됐으며 해당 작품들은 넓은 해변에서도 한눈에 띌 만큼 시각적으로 독특하다.
이창진作 <수통>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이승수와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은 수십여 개의 군상과 1500개의 대나무 기둥으로 만든 작품 <어디로 가는가 <바람의 이야기, 바다의 서사>>를 각각 선보인다. 다대포해수욕장의 해변 정중앙에 위치해 이목을 끄는 동시에 자연과 어우러져 매 시간 다른 장관을 연출하며 바람을 시각적, 청각적으로 극대화한다. 송성진은 해수욕장의 한가운데 설치한 <1평>을 통해 거주에 대한 재해석과 난민에 대한 작가적 시선을 보여준다. 마니쉬 랄 쉬레스다의 <수직 물결>은 시민과 단체가 기부한 옷 1500벌로 만들어진 108m 길이의 작품을 해변공원에 설치한다. 아울러 형형색색의 페트병 6000개로 만든 이창진의 <수통>, 사이다 박스 2000개를 쌓아 올린 임협 프로젝트의 <임협 프로젝트 #1> 등 재활용 예술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출품작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며 관람객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자연적 요소와 작품이 결합해 만든 순간을 경험하며 자연에 대해 다시 사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휴일 없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