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미디어의 ‘장’

  • 아트조선 송지운 기자

입력 : 2019.09.30 13:41

13人의 미디어에 대한 고찰

 
세상은 미디어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한다. 미디어가 불러온 변화를 주제로 하는 ‘미디어의 장’展이 12월 4일까지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전시 제목은 마치 중력장처럼 미디어가 시공간과 인간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큰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을 내포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통해 인간은 덩달아 진화를 꾀하면서도 기계의 배반을 두려워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새로운 미적 감각을 구현하거나 인간과 기계 사이의 색다른 소통 방식을 이야기하며,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우리의 삶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를 통해 미디어 사회를 비판하거나 새로운 미래를 예견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 더 나은 삶에 대해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문상현作 < ZXX > 59.4x84.1cm 서체 2012
 
현세진作 <복화술 세폭화 Ⅱ> 2분 30초 단채널 비디오 2017 /서울대학교미술관
 
미디어가 야기할 수 있는 디스토피아를 경고하는 작품이 전시된다. 문상현은 컴퓨터가 읽을 수 없는 폰트를 제작해 미디어의 감시에서 벗어날 것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며, 박제성은 가상 환경 속 끝없이 돌아가는 놀이기구를 통해 쾌락과 고통이 공존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은희는 불평등, 인권 침해 등 기계 맹신이 불러오는 문제를, 최혜민은 정보가 진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미디어를 부유하는 현상을 통해 이 시대의 정보 소비 방식을 보여준다. 현세진은 스마트폰 자동완성 기능이 가져온 글쓰기 방식의 변화에 주목해 미디어의 불완전성을 이야기한다.
 
진 마이어슨作 < Before the Beginning and Atfer the End > 159.5x240cm Oil on Canvas 2018 /서울대학교미술관
 
미디어를 통한 삶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백주미는 미디어가 가져온 주체성, 염지혜는 사고방식에 주목하며, 이영주는 인간관계, 진 마이어슨은 미적 감각을 소재로 삼는다. 장유정과 정재희는 미디어 환경 속 가상과 현실의 관계를 논하고, 정지수는 인간이 기계와 관계를 맺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수정은 단일한 이미지로 읽히는 회화와 설치를 통해 디지털 세계를 가시화하고 끝을 모르고 발전하는 디지털 사회를 드러낸다. 11월 8일에는 전시와 연계해 홍성욱 서울대 교수와 김지훈 중앙대 교수의 강연이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