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하 개인전

  • 아트조선 김새슬 에디터

입력 : 2019.09.23 18:10

가나아트 한남(09. 04 - 09. 29)

■전시정보 

전시제목 : 안성하 개인展 
전시일정 : 2019. 09. 04 - 09. 29
전시장소 : 가나아트 한남
주소 :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35
 
< Untitled > 38.3cm×45.5cm Oil on Canvas 2019 /가나아트 한남
 
■전시소개

가나아트 한남은 일상에서의 경험들을 평범한 사물에 대입하여 극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안성하의 개인전을 9월 29일까지 진행한다. 본 전시에서 작가는 새로운 신작 비누 연작을 선보인다. 이번 신작의 소재 또한 이전에 작업한 사탕, 담배, 코르크와 같이 작가의 일상과 깊게 관계 맺는 물건이다. 
 
 
안성하의 극사실화는 대상의 실체만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더 확장된 현존을 담아내고자 한다. 작가는 개인의 감정과 주관적 경험을 작업의 중심에 두었다. 그녀는 대상을 멀리서 찾지 않고, 자신의 주변에서 평범한 사물을 선택한다. 이번 신작에서도 작가는 비누의 좋은 향과 이들이 주는 청결함, 이를 통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본인의 심리적 경험에 주목하였다. 이로써 안성하의 작업은 작가의 경험적 시선이 투영된 그녀의 삶 그 자체가 된다.
 
< Untitled > 45.5cm×45.5cm Oil on Canvas 2019 /가나아트 한남
 
■전시내용

연출된 대상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이를 캔버스에 옮겨 담는 안성하의 작업 방식은 동일하지만, 비누를 소재로 하는 이번 작업은 이전과는 달리 유리 그릇이 제거됐다. 비누의 형태가 사탕, 담배, 코르크와는 달리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형태와 색상을 지니는 비누는 유리 그릇 안에 담는 방식에 따라 사물의 구성에 차이를 두지 않아도, 사실적으로 그려지는 것만으로 상이한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거품에 둘러싸여 있거나 물에 녹은 형태와 같이 가변적 특성을 활용한 조형 변화가 가능하다. 때문에 작가는 유리그릇이라는 특정한 틀에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정물의 연출에서 벗어나, 형태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비누라는 사물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해 낼 것인가에 대한 안성하의 탐구는 비누들을 단순히 하나씩 그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공산품 비누로 시작된 작업은 각양각색의 수제 비누로 이어졌다.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만들어지는 공산품 비누와 달리 수제 비누는 형태나 색상이 개성 있는 조형 요소와 색채를 지니고 있어, 극사실화임에도 불구하고 추상의 이미지 또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독특한 특성은 비누의 조형성 외에도 완전히 제거된 주변 배경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화면 중앙의 정물에만 세부묘사를 그려 넣어 대상의 물성을 강조함으로써 구상과 추상이 한 화면에 교차하게 만든다. 안성하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양가적인 특성은 작가가 단순한 재현 그 이상으로 더 나아가고자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 Untitled > 45.5cm×45.5cm Oil on Canvas 2019 /가나아트 한남
 
신작에서는 작가가 비누라는 소재를 연구하고 실험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 결과물이 공개되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관람객들은 안성하의 극사실화 속 실재와 재현된 이미지 사이의 틈을 경험함으로써 실재하는 비누와는 또 다른, 낯선 면모를 찾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안성하의 신작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동시에 작가의 작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익숙함과 낯섦의 간극을 경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