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8.07 17:43
자본력 바탕으로 예술과 흥행 모두 잡은
‘루이비통재단 미술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럭셔리 브랜드가 미술관을 운영하면 이렇게 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까르띠에’는 공통적으로 현대미술관을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동시대 미술에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예술과 흥행 모두 잡은 이들 럭셔리 기업의 미술관을 살펴보자.


◇루이비통재단 미술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LVMH그룹이 창설, 건립한 루이비통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은 21세기를 대표하는 현대 건축물로서 미술 문외한이더라도 파리를 찾은 여행객이라면 한 번쯤은 방문한다는 그야말로 명소 중의 명소다. 하다못해 미술관 기념품을 사려고 일부러 오는 이들도 있을 정도라나.
2014년 10월 개관한 미술관은 매년 10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파리의 랜드마크를 넘어 국제 미술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누구나 수준 높은 예술을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내세워 커미션이나 소장품 등 현대미술 전시를 마련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외에도 콘서트, 콘퍼런스, 워크숍 등을 함께 진행해오고 있다. 전시장와 기념품샵 외에도 이곳을 찾는 이유는 바로 미술관의 범상치 않은 외관 때문이다. 유명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독특하고 웅장한 외관으로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건물 외벽 앞에는 언제나 인증샷 촬영 중인 관람객으로 붐빈다.


12개의 돛을 형상화해 유연한 곡선 모양을 띤 건축물은 3600개의 유리 패널로 세심하게 구현했다. 프랭크 게리의 도전적인 건축 공법은 유리의 투명하고 가벼운 특성을 살려 미술관을 마치 거대한 빙산 혹은 하늘의 연장선처럼 보이게 만든다. 급변하는 오늘날 세계를 반영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간과 빛을 비추며 진화하는 건물을 만들고자 했다는 프랭크 게리의 설계 의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의 대담한 도전 정신과 현대 건축 기술력이 어우러져 빚어낸 현대 건축물의 혁신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외에도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커미션 설치 작품 <Inside the Horizon>(2014) 또한 인기 포토존이다. 프리즘 형태의 황금빛 조명과 거울로 이뤄진 기둥이 연달아 세워진 복도를 걸어가고 있자면 흡사 별빛 샤워를 쐬는 듯한 기분이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Fondation Cartier)은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가 현대미술을 지원하기 위해 1984년 설립됐다. 이후 1994년 미술관은 유리와 철골로 이뤄진 현재의 건축물을 짓고 이주했다. 설립 이래 미술관은 300명이 넘는 다국적 작가를 발굴해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오늘날 사회를 반영하는 경제, 이민 등의 주제를 과감하게 채택해 회화, 사진, 디자인,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매체로 전시해왔다. 까르띠에가 이번에 주목한 어젠다는 환경이다. 삼림 파괴로 사라져가는 나무를 미적인 관점과 과학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Tree’전(展)이 11월 10일까지 개최된다. 아티스트와 식물학자, 철학자가 모여 각자의 위치에서 관찰한 나무를 여러 매체를 통해 내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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