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그리는 아트여행㉓] 신비의 섬, 몽생미셸

  • 아트조선

입력 : 2019.06.24 13:42

프랑스 몽생미셸 /Pixabay
한 장의 사진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곳이 있다.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 고고하게 있는 바위섬 그리고 노란 불빛을 내는 뾰족한 성이 만들어내는 야경은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을 부른다.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 해안에 위치한 몽생미셸은 둘레가 960m, 가장 높은 곳까지의 높이는 90m가 넘는 바위섬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15m에 이르러 밀물이 되면 물이 차올라 섬과 육지가 분리되는 곳이다.
8세기경 이곳에 예배당이 지어졌다. 어느 날 밤 오베르(St. Aubert) 신부의 꿈에 대천사 미카엘(프랑스어로는 미셸)이 나타나 예배당을 지으라고 명했던 것. 이 꿈을 무시하던 신부는 자신의 머리에 난 구멍을 확인한 후 결국 공사에 착수했다고 전해진다. 천사 미카엘은 악과 대적하는 존재로 중세 기독교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이란 이름은 산이란 뜻의 ‘몽’, 성자 미셸, 즉 대천사 미카엘을 의미하는 ‘생미셸’이 합쳐진 것이다.
후에는 예배당이 점차 커지면서 수도원으로 자리 잡았고, 웅장한 고딕 건물이 탄생하게 됐다. 3층짜리 건축물이며, 1층에는 창고와 사제실, 2층에는 기사의 방, 꼭대기 층에는 식당과 회랑이 있다. 회랑의 정원은 하늘과 바다 사이에 매달린 정원이라고 부른다.
수도원이 요새로 변한 시기가 있었다. 백년전쟁이 일어났을 때 영국군이 쳐들어왔을 당시(15세기경) 영국군이 남겨놓고 간 대포가 여전히 남아 있다. 프랑스 혁명 때에는 이곳을 감옥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수도원은 1863년 폐쇄됐다.
섬 아래쪽 마을을 지나 수도원으로 올라가는 길은 좁고 꼬불꼬불해서 중세적 느낌이 강하다. 지금은 관광지로 변해 상점과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19세기 말부터 긴 방파제가 건설됐고 그 후에도 계속된 공사로 결국 육지와 섬은 연결돼 몽생미셸의 준엄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이 유지되고 있다. 1979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프랑스의 랜드마크 중 한곳으로 손꼽힌다.
공동기획 아트조선 Χ 홍선생미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