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도 작품이다! 희귀 고전 우산 컬렉션 공개

  • 아트조선 윤다함 기자

입력 : 2019.06.14 16:40

프랑스 우산 장인, 18~20세기 우산 소장품 선봬
9월 19일까지 플랫폼엘

/플랫폼엘
 
우산을 둘러싼 다채로운 이야기들 그리고 섬세한 섬유와 각종 독특한 소재의 활용, 손잡이의 조각적 디테일에서 나타나는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프랑스 우양산 장인 미셸 오르토(Michel Heurtault)와 조명디자이너 권중모, 사진작가이자 설치작가인 김용호의 작품을 함께 소개하는 전시 <Summer Bloom(여름이 피다)>가 9월 19일까지 서울 논현동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우산과 양산을 공예작품으로 접근해 단순 생활용품이던 대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공예품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감상할 수 있다.
 
우양산 무형문화재인 오르토는 18~20세기 우양산 컬렉션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이 중 하나로, 지난 30년간 역사적이고 독특한 우양산을 수집하고 복원하며 이를 재해석하거나 시대를 아우르는 현대적인 작품을 제작해왔다. 2011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기술력과 전통성을 인정받아 ‘현존하는 문화유산’ 인증 마크를 부여받았으며, 2013년에는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장인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메티에르 아트(Maître d’Art)‘를 수여받았다.
 
/플랫폼엘
 
지금이야 우산이 일반적인 생활용품이지만, 과거에는 사회적인 신분을 드러내는 물품으로 여겨지며 혼례품으로 거래되거나 가보로 물려받는 재물과 같았다고 한다. 여성 사교모임에서는 우산이 얼마나 독창적이냐는 주인의 우아한 정도를 과시하는 기준이었다. 실제 당시 프랑스 우산은 고유의 스타일과 독보적인 기법으로 높이 평가받아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기도 했었다.
 
이번 전시에서 드레이프, 리본, 레이스 등 시대별로 각기 다른 우양산의 장식과 디테일을 비교하며 당시의 유행과 문화를 짐작해볼 수 있다. 상아, 고래뼈, 코뿔소 뿔, 산호와 보석으로 장식한 조각적 디테일의 우산 손잡이도 따로 모아놔 볼거리를 더한다. 장식적인 기능 외에도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호신용 기능과 시계가 달린 경첩식 핸들의 우산도 눈여겨봄직 하다. 특히 오르토의 컬렉션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인 접이식 우산도 공개된다. 루이 14세의 특명으로 최초로 접이식 우산을 개발한 마리우스의 원작이다. 
 
/플랫폼엘
 
오르토의 컬렉션과 어우러지는 권중모, 김용호 작가의 작품도 함께 내걸린다. 권중모는 한국적인 소재와 공예 방식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조명 작업, 설치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한지 조명 작품인 <겹>을 선보인다. 김용호는 사계를 모티브로, 제주의 풍경을 담은 영상·사운드 작업 <Blow Blow Blow>를 내보인다. 이로써, 한국 전통 소재인 한지와 제주의 경관이 서구의 공예품과 어우러져 고전과 현대의 미가 한데 섞인 공간으로 꾸며진다.
 
더불어, 브로슈어, 잡지, 포스터, 서신 등 당시 시대상과 문화적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는 우산 관련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전시한다. 이중,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판매 촉진을 위해 만들어진 백화점 카탈로그는 그 시대 소비층을 겨냥한 우산 디자인이 어땠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