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들>展

  • 아트조선

입력 : 2019.05.22 09:05

아트스페이스 휴(05.15 ~ 06.18)

■전시정보

○전시제목 : 산책자들
○참여작가 : 김미래, 김창영, 이희준
○전시일정 : 2019.05.15 ~ 06.18
○전시장소 : 아트스페이스 휴
○주     소 : 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111, 도서출판 청솔 301

■전시소개

색면 회화는 화면의 평면성을 중시하여 형태를 단순화하고 함축적인 이미지와 의미를 전달함으로써 순수한 시각의 미술을 추구한다. 기획전 <산책자들> 참여 작가인 김미래, 김창영, 이희준은 구상 중심의 회화의 유행과 흐름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방식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전시 제목인 산책자는 도시를 구성하는 집단의 일원이면서 동시에 그로부터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존재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발터 벤야민은 도시의 생활 방식과 경험 구조를 비판적으로 개념화하기 위해 산책자(Flàneur)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산책자들>은 주변의 변화로 발생하는 물리적, 심리적 움직임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는 작업을 통해 색면-추상 회화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 

김미래作 < Double frame > Acrylic on Canvas, 72.7×60.6cm, 2019
김미래 작업의 형상과 기호들은 일상에서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으로 눈으로 수집된 이미지, 우발적인 메모 그림, 웹 이미지와 인물 사진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된다. 작가는 기억에 저장된 대상들을 단순화 하고 납작하게 때로는 딱딱한 형태와 색으로 판넬과 캔버스라는 지지체 위에서 불특정한 기호로 나타낸다. 작가는 불분명한 경로에서 나타난 이미지들을 구체화시켜 그려내는 작업을 하면서도, 불분명한 것에 대한 타당성을 설명하지 않는다. 의미를 추측할 수 있는 제목조차 화면상에 두드러진 시각적 요소나 부가적으로 사용된 재료의 속성을 지시하거나 할 뿐이다. 때문에 김미래의 작업은 각각의 형상들의 출처나 의미를 찾아내기보다는 완성된 화면이 주는 시각적인 뉘앙스 자체를 음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의 미적 취향과 이미지의 모호함 사이를 가로지르며 무한히 새로운 장면들을 발생시키는 것이 작가가 그리는 추상 회화로서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김창영作 < Where are you from_07 > Oil on Canvas, 97×162cm, 2019
김창영은 어린 시절 거주했던 한옥의 풍경과 대학원 시절을 보낸 뉴욕의 풍경 이미지를 중첩한 엘리시움<Elysium Series>를 선보여 왔다. 곡선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이상을, 직선은 질서와 규범을 상징하며 직선과 곡선의 대립과 조화를 한 화면에 담아낸다. 작가는 색을 칠하기 전 캔버스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혹은 깎는 밑작업에 오랜 시간을 들인다. 캔버스의 결마저 지워버린 미끄러운 표면은 대립되는 이미지가 미묘하게 섞여 들어가는 융합된 환영 이미지를 만든다. 작가는 상이한 시공간의 시각 이미지를 섬세하게 결합하는 작업을 통해 모노크롬의 새로운 형식을 지속적으로 실험한다. 
이희준作 < Biei no.103 > 캔버스 위에 아크릴과 유화, 130.2×130.2cm, 2019
이희준은 현대의 주거 양식과 도시 환경에서 비롯된 풍경을 추상화된 방식으로 표현한다. 도시와 그것을 구성하는 각각의 단위, 그리고 생활 속 도시환경이 인간의 미적 선택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지 고민한다. 작가는 직접 걸으며 마주하는 도시의 풍경을 수집하고 그 풍경 속에서 어떤 조형적 형태를 찾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최근 방문한 홋카이도 비에이(BIEI)지역의 자연적 환경과 인공적 건물의 대비를 극대화한 작업을 새롭게 선보인다. 짧은 시간동안 경험한 이색적인 풍경을 회화 언어로 옮기려는 시도는 다소 버거울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일상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모습과 솔직하게 닮아있다. 스치듯 지나가는 시간, 장소, 경험은 어떤 구체적 정보를 담기보단 얇은 감각으로만 존재하고 작가는 그러한 감각을 기하학과 추상의 언어를 빌려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