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그리는 아트여행⑭] 신에게 바친 지상의 천국

  • 아트조선

입력 : 2019.04.08 09:08

가우디와 구엘 공원

동화 속 과자집을 연상하는 구엘 공원 /Pixabay
아르누보(Art+Nouveau)는 ‘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으로, 19세기 말 유럽에서 생겨난 장식미술 양식을 지칭한다. 아르누보의 특성은 자연의 모습, 즉 식물의 줄기 같은 곡선을 모티브로 한다는 점과 장식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부드러운 느낌과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스페인에서 아르누보 양식으로 건물을 지은 사람이 바로 가우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포함해서 바르셀로나에 많은 건물을 남겼는데, 그중 가장 독특한 곳이 구엘 공원이다.
구엘 공원은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에 위치했다. 이곳은 본래 가우디의 경제적 후원자인 구엘이 대규모 주택단지를 구축하려고 했으나, 돌이 많은 비탈길이어서 결국 실패하고 1922년 바르셀로나시(市)가 이 땅을 사들여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방문객과 관광객으로 번잡한 입구를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고즈넉한 돌기둥 산책로가 나온다. 공원 계단에 모자이크로 된 동물 형상은 관광객들의 인기 포토존. /Pixabay
공원으로 들어가면 입구에 동화에서 나오는 듯한 집들이 있고, 정면에는 구엘의 문장이 보인다. 계단에는 형형색색의 모자이크로 된 동물 형상이 있고 계단 위쪽에는 6미터가 넘는 86개의 기둥이 광장을 받치고 있다. 광장 주위에는 뱀이 기어가 듯 구불구불하고 긴 벤치가 있다. 이 벤치에 햇빛이 비치면 오색찬란한 빛깔을 만들어낸다. 공사 중 나온 돌들로 만든 돌기둥 산책로도 유명하다. 쓰러질 것처럼 기울어진 기둥들은 주위의 나무들과 어울려 마치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진다.
가우디는 구엘 공원을 좋아해서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살았다. 그가 살았던 집은 현재 가우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우디는 생전 구엘 공원을 신에게 바치는 지상의 천국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해진다. 구엘 공원을 향한 가우디의 애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공동기획 아트조선 Χ 홍선생미술